기죽지 마라 - 우리가 백기완이다!
백기완노나메기재단 엮음 / 돌베개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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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인문책 / 숲노래 책읽기 2023.6.10.

헌책읽기 13 그들이 대통령 되면 누가 백성 노릇을 할까



  둘레를 보면 ‘정권퇴진 운동’에 목소리를 내는 분이 제법 있습니다. 저는 그분들한테 이따금 묻습니다. “그놈들만 끌어내리면 이 나라가 깨끗한가요?” 그저께쯤 고흥읍내 한켠을 걷다가 ‘100억짜리 사방공사’를 보았습니다. 멀쩡한 멧자락 한켠을 깎아내고 시멘트를 조금 들이붓고서 ‘100억 예산집행’이라고 떳떳이 밝히더군요. 예전 어느 우두머리가 ‘4대강 삽질 22조’를 썼다는데, 다른 분은 ‘들숲바다에 햇볕판(태양광패널)에 바람개비(풍력발전기)을 200조 넘는 돈을 쏟아부어 때려박았’습니다. 전남 고흥에서 ‘누리호’를 쏜다지만,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바닷가에서 꽝꽝 쏘면 27킬로미터가 떨어진 우리 집도 흔들리고 큰소리가 울립니다. 자, 그럼 ‘나로기지’가 있는 바다와 갯벌 살림은 ‘떨림(진동·소음)’으로 몽땅 죽겠지요? 오늘 우리가 아이들 앞에서 어른스럽게 할 일이라면 “모든 썩은짓(부정부패) 씻기”여야지 싶습니다. 저놈들만 썩지 않았어요. 이쪽에 있다는 ‘분들’도 나란히 썩었습니다. 그대는 걸어다니거나 버스를 타는가요? 시골버스나 시내버스에서 푸름이(청소년)들이 얼마나 ‘썩은 입내’를 풍기면서 막말(욕설)을 일삼는지 듣거나 보는지요? 골목 한켠에서 얼마나 많은 푸름이(청소년)들이 담배를 태우면서 침을 찍찍 뱉고 떠드는지 보는지요? 이 아이들은 ‘누구한테서 막말을 배우고 누구한테서 막짓을 물려받았’을까요? 집과 배움터(학교)에서, 또 글(문학)과 영화·웹툰에 흔하게 퍼진 ‘폭력·욕설·살인·강간’을 아이들이 고스란히 보고서 따라하는 줄 느끼지 않는다면, 엉터리 우두머리를 끌어내리고 또 끌어내려도 쳇바퀴일 뿐입니다. 그놈 하나뿐 아니라, ‘모든 썩은놈’을 끌어내릴 때라야, 비로소 이 나라가 똑바로 설 수 있습니다. 어린이한테 차마 보여줄 수 없는 꼴은 저 우두머리 한 놈뿐일까요? 제발 눈을 뜰 노릇입니다. 우리가 ‘나이만 먹은 꼰대’가 아닌 ‘철든 어른’이라면 이제부터 ‘착하고 참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들이 대통령 되면 누가 백성 노릇을 할까?》(백기완, 백산서당, 1992.1010.첫/1992.12.30.6벌)


ㅅㄴㄹ


지금은 도대체 어떻게 되어 있는가. 돈 있는 사람들이 돈만 내면 광고 등으로 얼마든지 나오게 되어 있다. 전파 방송을 돈 있는 사람이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 바로 그것이 틀렸다는 것이다. 지금 농민들은 피눈물이 나건만 호소할 데가 없다. 지금 노동자들은 할 소리가 그렇게 많아도 그 소리를 ‘보는틀’을 통해 한 마디도 못해 보고 있다. 양심은 침묵을 강요당하고 그 대신 사기꾼 정상배들은 감기만 들어도 ‘보는틀’에 나오고, 제아무리 악덕재벌이라 하더라도 돈만 내면 얼마든지 상품광고를 할 수 있는 저 방송매체, 그것이 바로 있는 자들의 폭력기구이지 어떻게 공영방송, 공정한 방송이라고 할 수가 있는가 말이다. 오늘도 단추만 누르면 “이놈들아 내 물건부터 팔아주지 않고 무엇을 꾸물대느냐”고 공갈만 하는 저 간악한 장사치들의 지겨운 광고방송을 보라. (144쪽)


여기서 이들 두 김씨(김대중·김영삼)가 우리에게 안겨준 30년 동안의 정신적 피해를 반드시 점검하고 넘어가야 한다. 첫째는 국민들의 무력감이다. 둘째는 그들이 정치판의 전면으로 나서던 60년대 말경만 하더라도 임금노동자는 불과 백만 명, 그러나 90년대인 지금은 그 열다섯 배인 1500만 명이다. 이와 같이 계급분화가 일어나 일하는 일꾼이 생산판에서 또는 역사적 현실 속에서 분명한 역사의 알기(주체)로 등장했는데도, 밤낮 두 김씨가 역사를 주도하는 것처럼 꾸며대는 현실에서 오는 자기상실증이요, 셋째로는 두 김씨에 대한 기대망상이 아니라 기대파국에서 오는 냉소주의다. 백 번 설쳐 보아라.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하는 식의 냉소주의가 끝내는 허무주의로 된 현실이다. 이 점은 지금 여당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언론계와 학꼐, 심지어는 민중운동을 자처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만연된 심각한 문제다. (212쪽)


한마디로 보수야당 갖고는 안 됩니다. 그것은 오늘의 독재체제 부패구조의 일부입니다. 먼저 그 뿌리부터 말씀드릴까요? 오늘의 야당의 뿌리는 친일파 민족반역자의 집단입니다. 왜놈들이 우리의 처녀들을 수십만 명씩이나 잡아다가 성의 노리개로 몰살시킨 이른바 정신대 이야기는 치가 떨리지요. 그 악귀 잡신이 왜놈들뿐인 줄 아세요? 오늘날 야당의 뿌리의 하나인 박순천 여사가 바로 일제 때 우리네 처녀들에게 정신대로 나가라고 강권하고 혹은 연설을 하고 다니던 대표적인 친일파, 여성의 적이며 인류의 양심을 저버렸던 정신대 범죄의 장본인입니다. 조병옥 박사는 또 어떤 인물일까요. 해방 직후 통일을 염원하는 세력을 대량 학살한 장본인의 하나입니다 … 장준하 선생의 증언에 따르면 신익희 씨는 독립투사가 아니라 사기 협잡꾼이라는 것이지요. 이러한 인맥의 뿌리를 오늘에 이어받은 야당이야말로 오늘의 분단독재체제의 일부라는 것을 부인할 도리는 없으며 따라서 보수야당은 부패청산의 해결자가 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259쪽)


그러면 무엇이 희망일까요. 사람이 돈을 다스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돈에 의한 지배착취, 돈에 의한 불균등을 청산하고 사람이 돈을 다스리고 사람이 역사창조의 알기가 되는 세상, 그것을 만들기 위한 실천과 이상의 통일이 곧 우리의 희망이라고 믿습니다. (27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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