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38 가능 2023.5.8.



빗물은 하늘땅 씻고

풀잎 나뭇잎 다독여

햇빛은 들숲 감싸고

냇물 바닷물 간질여


씨앗은 고요히 꿈꾸고

마을에 푸른숨 일으켜

열매는 알알이 영글고

모두들 넉넉히 살찌워


너는 휘파람 불 줄 알고

나는 바람춤 즐긴다

우리는 천천히 걸을 수 있고

함께 온누리 누빈다


해보면 새롭게 된다

그리면 언제나 이뤄

바라보며 하나씩 하고

놀고 노래하며 노을로


ㅅㄴㄹ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처음부터 알 수 있을까요? 얼핏 할 수 있는 듯싶으나, 막상 해보니 안 될 때가 있습니다. 둘레에서는 다 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정작 해보니 스스럼없이 풀리면서 어렵잖이 될 때가 있어요. ‘가능(可能)’은 “할 수 있거나 될 수 있음”을 뜻합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마음에 생각씨앗을 담으면, 우리 걸음걸이는 ‘이제부터 차근차근 할’ 일놀이를 바라봅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마음에 아무런 생각이 없다면, 쉬운 일도 그르치거나 어긋나곤 해요. 하려는 마음이 ‘할 수 있음’으로 흐르고, 하려는 마음이 없기에 ‘할 수 없음’으로 굳는구나 싶습니다. 아침에 해가 뜨고 저녁에 별이 돋는 하루는 어떻게 이처럼 한결같이 흐를까요? 우리는 이 하루를 어떤 마음으로 마주하면서 꿈과 생각을 지필 적에 즐거울까요?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붙잡으려 하기보다는, 가장 하고 싶은 한 가지부터 마음에 차근차근 놓으면서 한 발짝씩 떼어 봐요. 휘파람을 불면서, 콧노래를 부르면서, 이 길도 저 길도 그 길도 날갯짓을 하는 홀가분한 몸짓으로 어깨동무하면서 나아가 봐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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