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10.
《꿈이 다시 나를 찾아와 불러줄 때까지》
이순자 글, 휴머니스트, 2022.5.9.
구례 〈봉서리책방〉 지기님이 고흥마실을 오셨다. 먼저 구례마실을 하고 싶었는데, 고흥 기스락으로 마실오신 길에 찾아오셨다고 한다. 유월 첫머리까지는 짬을 내기가 만만하지 않아 구례마실은 유월 끝자락을 어림하는데, 여름놀이철이 오기 앞서 이웃고을을 다녀오자고 생각한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고서 읍내로 같이 나갔다가, 읍내에서 이웃님을 만나고, 영화감독 박기복 님을 함께 만난다.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하시기에 오랜만에 바깥밥을 먹었더니 배앓이를 오지게 한다. 바깥밥보다는 굶기가 가장 즐겁고, 바깥에서 뭘 먹는다면 ‘마을가게(편의점) 도시락이나 세모김밥’이면 넉넉하다. 《꿈이 다시 나를 찾아와 불러줄 때까지》를 읽었다. 둘레에서 추킴글을 많이 쓰기에 언젠가 마을책집 나들이를 하면 장만하리라 생각했고, 지난해에 장만했다. 그런데 아쉬운 대목이 그득했다. ‘글’을 쓰면 될 텐데, ‘삶’을 옮기면 될 텐데, ‘문학’을 하려고 너무 애쓰셨더라. ‘창작’을 굳이 안 해도 되는데, ‘글쓰기’하고 멀리 가셨더라. 우리는 누구나 살림꾼이다. ‘주부·생활인’이 아닌 ‘살림꾼’이다. 우리는 ‘살림글·삶글’을 쓰면 아름답다. 우리는 ‘사랑글’을 쓰면 사랑스럽다. 삶이 수수께끼이다. 삶을 지으면 스스로 빛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