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동네서점
배지영 지음 / 새움 / 202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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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5.15.

다듬읽기 39


《환상의 동네서점》

 배지영

 새움

 2020.9.22.



《환상의 동네서점》(배지영, 새움, 2020)을 읽는 내내 왜 일본말씨·옮김말씨를 이렇게 굳이 써야 하나 아리송했습니다. 수수하고 쉽게 우리말씨로 글결을 가다듬는 길은 처음부터 생각조차 안 했을까요. 책이름으로 붙인 ‘환상·의’부터 그냥 일본말입니다. 무늬만 한글입니다. 꿈같거나 아름답거나 즐겁거나 놀랍거나 멋지다는 뜻은, ‘꿈·아름다움·즐거움·놀라움·멋’이라는 우리말로 밝혀야 나눌 수 있습니다. “꿈같은 마을책집”이요, “멋스런 마을책집”이며, “아름다운 마을책집”입니다. 마을입니다. 일본이 총칼로 이 땅을 짓뭉개며 퍼뜨린 ‘동(洞)’이 아닌 ‘마을·고을·골·실·말’이 우리말이요, 우리 삶과 꿈과 빛과 길을 밝히는 씨앗입니다. 말씨 하나가 대수롭습니다. 작은책집과 마을책집 한 곳이 골골샅샅 대수롭듯, 조그마한 책 한 자락이 우리 숨결을 살찌우면서 대수롭듯, ‘길든 대로 쓰는’ 말이 아닌, 생각을 지펴서 어린이 곁에서 노래할 적에 빛날 말씨앗입니다.


ㅅㄴㄹ


감탄사는 갈고닦는 게 좋다

→ 느낌씨는 갈고닦아야 좋다

→ 메아리는 갈고닦아야 좋다

7쪽


동네 작가의 탄생을 열렬하게 축하해 주었다

→ 마을글꾼이 났다며 뜨겁게 반겨 주었다

13쪽


늦깎이로 입대하고 복무하고 제대하고 나니까

→ 늦깎이로 싸울아비로 지내고 마치고 나니까

27쪽


월세를 내는 날

→ 달삯을 내는 날

28쪽


빛을 받는 물체만이 색깔을 가진다

→ 빛을 받아야만 빛깔이 있다

→ 빛을 받으면 빛깔이 흐른다

30쪽


서점에는 상주작가가 있고, 책을 읽고 나서는 식욕이라는 게 폭발하는 학생들이 있는 이 도시는 근사하구나

→ 책집에는 깃글내기가 있고, 책을 읽고 나서는 잔뜩 배고픈 아이들이 있는 이곳은 멋있구나

→ 책집에는 깃새지기가 있고, 책을 읽고 나서는 무척 배고픈 아이들이 있는 이 고장은 멋지구나

35쪽


엉덩이 파워를 확인한 순간,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열기 같은 게 나왔다

→ 엉덩이힘을 느낀 때, 아이들 얼굴에서는 뜨겁게 김이 나왔다

42쪽


최저시급이 인쇄되어 있는

→ 밑겨를삯을 찍은

→ 밑나절삯을 새긴

42쪽


민정 씨 같은 사람을 떠올리며 북클럽을 만들지는 않았다

→ 민정 씨 같은 사람을 떠올리며 책모임을 열지는 않았다

60쪽


책을 읽던 테이블 위에

→ 책을 읽던 자리에

84쪽


어린이의 신체 부위에서 가장 심술궂은 곳은

→ 어린이 몸에서 가장 짓궂은 곳은

→ 어린이한테 가장 고약한 곳은

103쪽


젊은 시절, 종근 씨는 신춘문예에 글을 보내곤 했다

→ 젊은날, 종근 씨는 글잔치에 글을 보내곤 했다

→ 젊은때, 종근 씨는 봄꽃글에 글을 보내곤 했다

→ 젊은철, 종근 씨는 새봄글에 글을 보내곤 했다

141쪽


작은 도시에서 한 달 살 거라는 나윤 씨의 다짐은 단단하게 유지될 수 있을까

→ 작은고장에서 한 달 살겠다는 나윤 씨 다짐은 이어갈 수 있을까

→ 작은고장에서 한달살이를 하겠다는 나윤 씨는 단단할 수 있을까

15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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