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3.


《비와 너와 1》

 니카이도 코우 글·그림/박소현 옮김, 시리얼, 2022.7.25.



이제 ‘자리’라는 우리말하고 얽힌 말밑찾기(어원분서)를 마쳤다. 여러 해 끌어 온 꾸러미(원고)를 마쳤구나 하는 느낌은 아주 가볍게 반짝하고 지나간다. 대단한 일도 대단하지 않은 일도 아니다. 그저 너머로 가는 길이다. 봄볕을 누린다. 봄잎에 봄꽃을 맞이한다. 매나무나 수유나무나 앵두나무는 꽃이 졌으나, 모과나무나 동백나무나 초피나무는 이제 꽃이 한창이다. 앞으로 보름이 지나면 다른 꽃이 피고, 또 보름이 지나면 새로운 꽃이 피고, 또 보름이 지나면 새록새록 다른 꽃이 피리라. 모든 풀꽃은 이레∼보름이란 틈을 놓고서 부드러이 갈마든다. 《비와 너와 1》를 읽었고, 두걸음도 읽었다. 석걸음도 곧 읽으리라. 부드럽게 잘 그려낸 그림꽃이라고 느낀다. 글감도 그림감도 언제나 모두 우리 곁에 있다. 엄청난 줄거리를 짜야 글이나 그림을 이루지 않는다. 빛꽃(사진)도 빛그림(영화)도 똑같다. 뭔가 처음으로 선보일 어마어마한 줄거리를 담아야 할 까닭이 없다. 다만 한 가지는 있으니 ‘사랑’이다. 사랑을 ‘꿈’으로 담으면 된다. 사랑을 담는 꿈을 ‘숲’에서 여미면 아름답다. 사랑을 담는 꿈을 숲에서 서로 사람빛을 밝혀 살아내면 넉넉하다. 이동안 새소리를 귀여겨듣고 풀벌레노래에 춤사위를 누린다면 누구나 글꽃을 지핀다.


#雨と君と #二階堂幸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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