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말넋 2023.5.8.
오늘말. 갈음
누구나 마음을 말로 나타내고, 이 말을 글로 옮깁니다. 글을 익혀 글잡이나 글꾼으로 나아가기도 하고, 굳이 글은 안 익힌 채 삶을 짓는 살림지기나 살림꾼으로 하루를 누리기도 합니다. 이야기 한 자락을 아름답게 여미는 붓잡이가 반짝거립니다. 글도 붓도 멀리하지만, 늘 두런두런 이야기 여러 자락을 사랑으로 들려주는 살림님이 반짝입니다. 말을 옮긴 글이니, 마음을 옮긴 말을 풀어낸 글이고, 삶과 살림을 온몸으로 겪어낸 하루를 담아낸 마음을 옮긴 말을 새롭게 갈음하는 글입니다. 기쁜 하루를 쓰다가, 슬픈 하루를 삭이다가, 오늘을 지나 모레로 나아가는 길에 새삼스레 고치거나 바꾸면서 빛나고 싶은 꿈을 글로도 곰삭이고 말로도 들려주자고 생각합니다. 둥글둥글 덩실덩실 춤추는 즐거운 하루를 그립니다. 나긋나긋 두런두런 노래하는 싱그러운 하루를 떠올립니다. 글 한 줄을 쓰기에 새롭게 알아봅니다. 말 한 마디를 읊기에 새록새록 알아차립니다. 따로 말이나 글이 없이도 눈빛과 낯빛으로도 알아들을 수 있고, 애써 말이며 글로 옮기는 동안 가만히 어른거리는 마음빛을 헤아리기도 합니다. 글도 이야기도 노래도 살림도 사랑도 스스럼없이 짓습니다.
ㅅㄴㄹ
글쓴이·지은이·글을 쓴 사람·글님·글꾼·글바치·글지기·글잡이·글쟁이·글벌레·글보·붓잡이·붓꾼·붓님·붓바치·붓쟁이·붓지기·쓰는이·짓는이 ← 라이터(writer), 작가, 문인, 저술가, 저작자, 문필가
깜빡이다·반짝이다·번쩍이다·떠돌다·어리다·추다·춤추다·반들반들·빛나다·아른거리다·어른거리다·어지럽다·오가다·오락가락·왔다갔다 ← 명멸(明滅)
옮기다·글옮기다·풀다·담다·갈음·바꾸다·고치다·삭이다·곰삭이다·알아내다·알아듣다·알아맞히다·알아보다·알아차리다 ← 번역(飜譯)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