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27.


《까먹기 대장이야》

 다케다 미호 글·그림/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6.10.25.



우리 집 글칸(글쓰는 칸)에 쌓은 책더미를 조금 추스른다. 어디에 놓았는지 못 찾는 만화책 하나를 헤아리는데 이레가 넘도록 못 만난다. 2019년 12월에 나왔으나 벌써 판이 끊겨 되사기도 어렵다. 읍내를 다녀오는 길에 노래꽃을 쓰고, 시골버스에서 책을 읽는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서 마저 읽는다. 구름이 말끔히 걷힌 저녁하늘에는 별빛이 춤춘다. 오늘은 밤바람이 살짝 차다. 《까먹기 대장이야》를 즐겁게 읽었다. 타케다 미호(다케다 미호) 님 그림책은 언제 들추어도 상냥하면서 따스하다. 다만, ‘대장(大將)’이나 ‘대왕’ 같은 일본 총칼수렁(군국주의) 냄새가 짙은 한자말을 굳이 써야 하는지 돌아볼 노릇이다. 우리 삶터 곳곳에 알게 모르게 ‘일본 총칼말(제국주의 군대말)’이 잔뜩 있다. ‘속사포·기관총’처럼 말한다고 할 적에도 끔찍한 싸움말이다. ‘물폭탄’ 같은 말도 끔찍하다. 잘 까먹는 아이라면 ‘까먹이·까먹돌이’라 하면 되고 ‘까먹깨비·까먹보’처럼 부드러이 이름을 붙일 수 있기를 바란다. 아이들 이야기뿐 아니라 어른들 삶을 놓고도 아무 낱말이나 안 쓰도록 마음을 기울이고, 수수하면서 숲빛으로 사랑스럽게 우리말빛을 가꿀 적에 비로소 사이좋으면서 아름다운 나라로 나아가리라 본다.


#TakedaMiho #武田美穗 #わすれもの大王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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