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24.
《워킹푸어 가족의 가난 탈출기》
강은진 글, 작아진둥지, 2022.6.22.
어제에 이어 빗물이 시원하게 하늘을 씻어 주는 하루이다. 매캐한 기운도, 부스러기며 먼지도, 차곡차곡 훑으면서 해맑은 바람으로 돌려놓는 빗줄기는 반갑다. 모과꽃하고 앵두꽃이 나란히 향긋향긋 일어난다. 저잣마실을 다녀오는데, 시골버스에서 시끄러운 시골 푸름이를 본다. 이들을 한동안 보다가 몇 마디를 해주지만, 씨알이 먹힌다고는 못 느낀다. 겉멋에 빠지고 덩치만 자란 채 속알이 자라지 못 한 쭉정이 같다. 집·배움터에서는 이들을 이끄는 어른이 없다고 느낀다. 그러면 마을에서 이들을 이끄는 어른이 있을까? 마을이나 시골버스에서 이따금 타이르는 사람이 있더라도 이들 시골 푸름이는 집·배움터에서 이미 ‘삶·살림·사랑’을 못 배우는구나 싶은 터라, 더 바보스럽게 막나간다. 이러다가 스무 살 즈음이면 다 고흥을 떠나니, 그 뒤로는 볼 일이나 스칠 일도 없다. ‘인구소멸예정지역 전국 1위’인 고흥답게, 군수나 벼슬꾼(공무원)은 아무 생각이 없다. 《워킹푸어 가족의 가난 탈출기》를 읽었다. 가난꽃(워킹푸어)이란 무엇일까? 일해도 가난하다면, 마음이나 보금자리가 아닌, 돈이 너무 적다는 뜻일 테지. 돈을 많이 벌 일자리가 없어서 걱정이어야 할까? 얼마를 벌든 오붓하게 지낼 길을 찾는 마음을 기를 수 있을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