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22.
《단풍나무 언덕 농장의 사계절》
마틴 프로벤슨·앨리스 프로벤슨 글·그림/김서정 옮김, 북뱅크, 2008.11.10
앵두꽃이 활짝. 밤에도 낮에도 앵두나무 곁이 하얗다. 마당 왼켠에서는 모과꽃내음이 퍼지고, 오른켠에서는 앵두꽃내음이 번진다. 딱새 노랫소리를 듣는다. 직박구리 노랫가락에 젖어든다. 가볍게 흐르는 바람을 느낀다. ‘차상위계층 난방비 지원’을 ‘이장이 면사무소에 신청한다’는 전화를 받는다. 왜? 이런 일은 면사무소에서 바로 알려야 맞지 않나? 해질녘부터 빗방울이 가볍게 듣는다. 《단풍나무 언덕 농장의 사계절》을 되읽어 본다. 한글판은 1981년에 처음 나왔고, 1984년에 새로 나왔다. 이러고서 1990년으로 접어들고서 잊혔고, 오랜만에 다시 나온 판이다. 우리나라 시골에 아이들이 북적거릴 무렵에는 이 그림책을 곁에 두면서 시골빛을 이야기하는 어른이나 길잡이가 드물었고, 이제는 시골에서 사는 아이가 드문데다가 서울(도시)에서 이 그림책을 품고서 마음을 가꾸다가 서울을 홀가분히 떠나려는 아이가 얼마나 되려나 궁금하다. 모두 스스로 가꾸고 돌보고 일구면서 스스로 생각을 빛내고 하루를 노래하는 삶을 담은 그림책인데, ‘그림만 이쁜 책’으로 삼는 오늘날 우리 모습이지는 않을까? 모든 책은 삶을 담되, 좋거나 나쁜 삶은 없지만, 새와 개구리와 풀벌레와 말과 비바람을 이웃으로 여기는 책이 매우 적다.
《단풍나무 언덕 농장의 1년》(양평 옮김, 백제1981.1.10./문선사1984.6.15.)
#TheYearatMapleHillFarm #MartinProvensen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