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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학교 밖 아이 ㅣ 창비청소년시선 8
김애란 지음 / 창비교육 / 2017년 3월
평점 :
숲노래 노래책 / 숲노래 시읽기 2023.4.23.
노래책시렁 299
《난 학교 밖 아이》
김애란
창비교육
2017.3.20.
우리 집 어린씨랑 푸른씨는 ‘졸업장 학교’를 안 다닙니다. 두 어린씨랑 푸른씨는 ‘우리가 살아가며 바라보는 모든 곳이 배움터요 살림터요 사랑터이자 나눔터’인 줄 진작부터 스스로 알았고, 이 뜻을 즐겁게 노래로 폅니다. 그러나 아이들 할매할배 네 분 모두 “그래도 학교에 가야 하지 않아?” 하는 말을 여태 못 버릴 뿐 아니라, “졸업장 없이 어떻게 살아?” 하는 덧없는 걱정일 뿐입니다. 이 나라는 배움터 아닌 배움수렁(입시지옥)인데, 더구나 종잇조각(졸업장)에 따라 줄세우기를 하는데, 이런 썩어문드러진 굴레부터 치울 마음을 가꾸지 않는 꼰대로 가득한 나라를 그대로 두면, 모든 어린씨랑 푸른씨는 속으로 곪으며 눈물을 흘릴밖에 없습니다. 《난 학교 밖 아이》를 곰곰이 읽었습니다만, 그저 딱하구나 싶을 뿐입니다. ‘학교 밖 아이’도 ‘학교 안 아이’도 없습니다. ‘학교 밖 아이’라는 이름부터 아이들을 따돌리며 짓누르는 줄 못 느끼는가요? ‘안(인사이드)’로 들어오면 이모저모 다 해준다고들 하고 ‘밖(주변·아웃사이더)’으로 가면 따돌리거나 괴롭히거나 팽개치겠다고 대놓고 밝히는 말이 ‘학교 밖 아이’입니다. 부디 눈에서 들보부터 치우고 글을 쓰기를 빕니다. 아이를 가르치려 말고, 아이한테서 배웁시다.
ㅅㄴㄹ
요즘 내 그리움은 / 너무 살이 쪘다 / 아침 점심 저녁 / 세끼 말고도 / 하루 서너 차례씩 / 새참을 먹어 대더니 / 눈에 띄게 몸집이 비대해졌다 (다이어트/34쪽)
엄마는 모른다 / 혼자 먹는 라면은 그래도 반은 맛있지만 / 혼자 먹는 밥은 처음부터 맛없다는 거 / 시어 터진 김치 짜디짠 콩자반 눅눅한 김 / 맨날 먹는 반찬은 목에 걸린다는 거 (라면을 먹는 이유/6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