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허약체질 2023.4.16.해.



얼마나 대단한 몸이고 놀라운 마음인 줄 모르지? 너희가 스스로 ‘대단한 몸’이자 ‘놀라운 마음’인 줄 안다면, 이 모습과 삶을 고스란히 ‘말이나 글이나 이야기’로 펼치게 마련이야. 아프기에 아픈 줄 알아서, ‘아픈 나’를 보고 느낄 뿐 아니라, ‘아픈 너(이웃)’를 보고 느끼며 동무로 지내어 서로 이바지한단다. 여리기에 여린 줄 알아서 ‘여린 나’를 보고 느끼고 ‘여린 너(이웃)’를 보고 느껴서 사이좋게 만나며 반갑단다. 툭하면 앓거나 쓰러지거나 넘어지기에 나쁘지 않고, 좋지 않아. 그저 겪는 네 하루야. 너는 ‘그 몸’으로 ‘새 하루’를 누리려고 태어났어. 너는 ‘그 몸’으로 ‘100m 달리기 선수’나 ‘마라톤 선수’가 되려고 태어나지 않았어. 너는 ‘그 몸’으로 ‘새 하루’를 겪고 맛보고 사랑할 길을 찾으려고 태어났지. ‘일터에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하는 몸’을 바라기에 나쁘지 않아. ‘그런 몸’을 바라면, ‘그런 몸으로 바꾸도록 힘을 쓸’ 수 있어. 해봐. 해보면 돼. 그런데 ‘그 몸’을 굳이 ‘그런 몸’으로 바꿔야 할는지 짚어 보렴. ‘그 몸으로 겪으면서 깨닫고 눈뜰 빛’을 바라보려 하지 않는 네가 아닌지 짚어 봐. 설거지를 하다가 그릇을 깨도 돼. 버스를 놓쳐도 돼. 늦잠이 들어도 돼. 눈물을 흘려도 돼. 하품을 해도 돼. 가려먹기(편식)를 해도 돼. 잔뜩 먹거나 굶어도 돼. 늘 다르게 흐르는 모든 하루를 오직 ‘그 몸’으로 보고 느끼렴. 너는 너 스스로 ‘그 몸’을 미워하거나 씻어내려는 마음을 ‘씻어’낼 적에 비로소 ‘그 몸’을 다룰 수 있어. 웃으렴. 즐겁게 웃으렴. 아무도 네 앞이나 길을 안 막아. 네가 스스로 막잖니.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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