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판단착오 2023.4.17.달.



왜 ‘진실규명’을 해야 할까? ‘참찾기(진실규명)’를 하려는 너희 마음은 뭔지 먼저 보렴. ‘참’을 널리 밝혀서 스스로 착하게 살아가려는 마음이니? ‘이것이 옳고, 저것은 틀리다’ 하고 갈라서 싸우거나 길들이는 틀을 세우려는 마음이니? ‘참’이라고 하면 ‘좋고·나쁨’이 없어. 참길·참빛·참뜻은 모두 사랑으로 품어서 풀어낸단다. 그런데 너희가 하는 숱한 ‘진실규명’은 ‘옳거나 그른 길을 갈라서 무리짓는 싸움’으로 자꾸 기울더구나. 참을 찾아내었으면, 어질고 슬기로이 바라보면서 맑고 밝게 반짝이는 눈망울로, 너희 오늘 이곳을 사랑으로 녹여서 살려내는 첫발을 떼어야 하지 않을까? 너희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아. 너희는 ‘너(나)’여야 하겠지. ‘너는 너여야 할 뿐, 네가 나여야 하지 않고, 네가 나를 닮아야 하지 않’단다. 우리는 늘 너·나(또는 나·너)로 다르게 보고 살고 생각하고 사랑하기에 ‘하나·하늘’일 수 있어. 네가 너를 사랑한다면, 넌 ‘생각’을 할 뿐이니, ‘가르기(판단)’를 안 한단다. 그러니까 ‘모든 판단은 늘 착오·오류’일 수밖에 없어. ‘생각하여 사랑으로 살림짓기’를 하지 않고서 ‘갈라서(판단)’ 싸우려(논쟁·토론) 하니까, ‘판단 = 판단착오’로 가고야 만단다. ‘판단하지(가르지)’ 말아라. 그저 생각하라. 옳거나 그르다고 쪼개지 말아라. 그저 바라보아라.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없이, 그저 겪는(살아내는·경험) 하루일 뿐이니, 무엇이든 그저 바라보면서 받아들인 다음에, 녹여내어 네 참빛으로 풀어내렴. 이 길이 바로 ‘사랑 = 삶 = 사람’이거든.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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