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넋 / 숲노래 말빛
곁말 103 꽃걸이
귀에 걸어 ‘귀걸이’요, 목에 걸기에 ‘목걸이’입니다. “귀걸이 코걸이”란 말씨로 들려주는 이야기도 있어요. 줄을 이어 목에 걸 적에는 줄이나 끈이기만 할 적이 있고, 가운데에 빛돌(보석)이나 뜻깊은 살림을 달기도 합니다. 어떤 모습이어도 모두 목걸이예요. 이 가운데 영어 ‘펜던트’는 수수하게 목걸이를 가리키기도 하면서, 가운데에 붙인 빛돌을 도두보는 결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이때에 생각해 봅니다. 영어를 받아들이는 길이 있고, ‘목걸이’ 가운데 어느 하나를 새롭게 바라보는 낱말을 스스로 짓는 길이 있어요. 빛돌을 단다면 ‘빛돌걸이’라 할 만합니다. 단출히 ‘빛걸이’라 해도 되어요. 빛나는 돌을 걸었다는 뜻이기도 하고, 목에 걸면서 빛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꽃걸이’나 ‘꽃돌걸이’라 이름을 붙여도 어울립니다. 참말로 꽃을 걸기도 하고, 꽃처럼 곱거나 눈부신 살림을 달아서 건다는 뜻이기도 해요. 목에 건 살림으로 꽃처럼 곱거나 환하게 보인다는 뜻을 나타낼 수도 있어요. 목에 두르니 ‘목두리’입니다만, 사랑을 담아 손수 뜬 목도리라면 ‘빛도리’나 ‘꽃도리’라 할 만해요. 이웃이 내미는 따사로운 손길은 ‘빛손·빛손길’이나 ‘꽃손·꽃손길’이라 할 만하고요. 우리는 모두 꽃이며 빛입니다.
꽃걸이 (꽃 + 걸다 + 이) : 가운데에 빛돌·보석을 댄 목걸이. 반짝이는 돌을 가운데에 대어 돋보이는 목걸이. (= 꽃돌걸이·빛걸이·빛돌걸이. ← 펜던트)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