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지의 선물 다산어린이 그림책
이치카와 사토미 글.그림, 정숙경 옮김 / 다산어린이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3.4.2.

그림책시렁 1174


《벤지의 선물》

 이치카와 사토미

 남주현 옮김

 두산동아

 1996.10.29.



  나라 어느 곳으로 움직이든 시골버스·시내버스를 타기에 그 고장 수수한 사람들 모습을 가만히 봅니다. 무엇보다도 그 고장 어린이·푸름이를 버스에서 지켜보는데, 한둘만 움직이는 아이들은 늘 아무 말이 없고, 손전화를 조용히 받습니다만, 셋이 넘어가면 시끄러울 뿐 아니라 막말이 끝없습니다. 그나마 큰고장·서울은 얌전한 듯한데, 시골버스에서 만나는 시골 아이들은 너덧이나 대여섯쯤 모이면 아주 막말판으로 떠들어요. 게다가 아무도 뭐라 안 합니다. 무리지은 철없는 아이들을 똑바로 보며 “너희가 읊는 모든 말은 너희한테 돌아간단다. 너희가 이 버스에서 마치 뭐라도 된 듯 읊는 막말은 바로 너희 마음을 갉고 깎는단다.” 하고 들려주면, 이 말을 하는 한동안은 입을 다물 뿐 다시 시끄럽습니다. 《벤지의 선물》을 모처럼 되읽었습니다. 어쩐지 혼자 게걸스러운 듯싶던 ‘털복숭이’는 털을 깎아내니 날씬하다지요. 옷을 짓는 털실을 어떻게 얻느냐를 상냥하게 밝히는 이 그림책은 ‘사나운 척 떠벌이 아이들’이 얼마나 허우대만 내세우는지 가볍게 타이르는 듯합니다. 오늘날 숱한 길잡이(교사)나 어버이(학부모)는 그대 아이들이 길과 버스에서 얼마나 막말질을 일삼는지 모를 테지요? 스스로 빛일 적에 빛을 받습니다.


#いちかわさとみ #市川里美

#PleaseCometoTea

#ベンジーのおくりもの

#ノラとくいしんぼうのひつじ


ㅅㄴㄹ



막말(욕)을 말끝마다 붙이면 뭔가 대단하거나 세다고 여기는 딱한 아이들이 수두룩하다. 이 아이들은 혼자 있을 적에는 ‘어른’들 앞에서 끽소리도 못 하리라. 그들끼리 무리를 지어 길바닥이나 버스에서 시끄럽게 떠들 뿐이다. 도시에서도 시골에서도 골목 안쪽에 숨어서 담배를 태우는 이들을 타이르는 ‘어른’을 이제는 볼 수 없다. 아마 ‘무리지은 아이들’이 무서워 보일 수 있으리라. 그러나 나는 이 무리지어 담배를 태우는 아이들 한복판을 말없이 가로지르거나 이 앞에 서서 “너희가 버리는 꽁초는 너희 주머니에 넣어서 쓰레기통에 버리렴. 이 골목에 너희가 버리는 꽁초는, 바로 너희 집에서 너희 방이나 마루에 쓰레기를 버리는 꼴하고 똑같아.” 하고 들려준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스스로 ‘어른’이라고 여긴다면, ‘무리를 지어 길에 침을 뱉거나 막말(욕)을 끝없이 읊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아이들’을 볼 적에 상냥하게 타일러 줄 수 있기를 빈다. 나무라거나 다그치거나 호통을 하지 말고, 나긋나긋 부드럽게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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