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숲노래 말넋 2023.3.31.

오늘말. 키우다


아이를 낳아서 살기 앞서는 ‘아이키우기’ 같은 말을 으레 썼으나, 아이랑 함께 살아가는 나날을 하루하루 잇는 동안 ‘아이돌봄’이 어울린다고 느끼다가 ‘아이곁’이 맞겠다고 느꼈습니다. 한자말 ‘육아·보육·양육’이나 ‘훈육·교육·육성’을 안 써야겠다는 마음은 아닙니다. 아이어른이 한집에서 이루는 숨결을 몸으로 느끼는 살림꾼으로 지내면서 배울 뿐입니다. 얼핏 보면 보살피는 손길이지만, 곰곰이 보면 함께 배우면서 새롭게 살림꾼으로 피어나는 삶입니다. 아이는 어른한테 달라붙거나 엉겨붙지 않아요. 아이는 늘 지켜보고 바라보고 살펴보면서 하루를 노래합니다. 어른은 아이를 북돋우거나 보듬기보다는 스스로 사랑이란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보금자리를 고이 품는 일꾼으로 새삼스레 섭니다. 허우대로 일하거나 살림하지 않습니다. 힘으로 붙들면 고단합니다. 크든 작든 춤추며 가꾸기에 즐겁고, 대단하든 조촐하든 웃음지으며 일구니 아름답습니다. 하나씩 알아갑니다. 느긋이 익힙니다. 얽힌 덩굴을 풀고 옭매인 굴레를 털어요. 해주거나 해낼 집안일이 아닌, 서로 사랑으로 마주하는 사람으로서 피어나는 보금살림(보금자리살림)입니다.


ㅅㄴㄹ


늘리다·올리다·불리다·높이다·쌓다·끌어올리다·키우다·북돋우다·가꾸다·일구다·돌보다·보살피다·닦다·갈고닦다·다듬다·가다듬다·보듬다·배우다·익히다·알다 ← 레벨업(level up), 빌드업(build-up), 상향조정


덩굴·넝쿨·붙어살다·붙다·달라붙다·들러붙다·달붙다·들붙다·옮겨붙다·이어붙다·덧붙다·엉기다·엉겨붙다·얽히다·얽매다·옭다·옭매다 ← 착생(着生), 착생식물


일꾼·일순이·일돌이·일하는 사람·일하는 분·일살림꾼·일살림님·일개미·일손·손·몸·품·힘·심·허우대·사람·사람값·돌쇠 ← 노동자, 노무자, 근로자, 근무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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