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2.28.


《미즈키 시게루의 일본 현대사 1》

 미즈키 시게루 글·그림/김효진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22.6.15.



아침에 돋는 해를 바라보며 무화과나무 곁에 서는데, 참새 한 마리가 들려주는 노랫가락이 재미있어서 나무인 척하면서 해바라기 아닌 새바라기를 한다. 쪼빗쪼빗 찌루루루 째째 찌릉찌릉 쪼로로로 쫑쫑 쨋쨋 째리째리 째르르릉 찟찟 어느 소릿가락도 똑같지 않다. 사람들은 참새를 으레 ‘짹짹’이라 하지만, 숲노래 씨는 ‘쪼빗새’라는 사투리를 쓰고 싶다. 인천 골목집에서 새벽바람으로 듣던 참새도, 고흥 시골집에서 하룻내 듣는 참새도 ‘ㅉ’을 바탕으로 ‘쪼빗’ 소리가 더없이 맑으면서 즐겁다. 오늘 청주로 책숲마실을 다녀올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집에 쌓은 책을 더 치우고서 홀가분히 마실길을 나서자. 《미즈키 시게루의 일본 현대사 1》를 읽었다. “전쟁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야?” 하고 묻는 작은아이한테 ‘싸움박질 민낯을 고스란히 들려주는 책’을 어림하다가 이 두툼한 책을 읽히면 되려나 하고 생각하는데, 일본도 우리나라도 어리석은 ‘꼰대돌이’들이 저지른 응큼짓(성폭력)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을 어떻게 걸러야 할까 늘 골이 아프다. 그들 꼰대돌이가 일삼은 응큼짓을 그대로 보여주기만 하면 ‘전쟁영화’하고 똑같다. 겉낱(사실)만 보여주어서는 되풀이에 갇힌다. ‘참빛’을 밝혀서 새길을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그나저나 미즈키 시게루 님 

이 두툼한 책은 무척 훌륭하다.

일본에는 이렇게 역사를

어질게 그려내는 어른이 있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학습역사만화'에 '용선생'에 '설민석'에

바보처럼 갇혀서 헤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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