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2.26.


《나무와 새》

 마일리 뒤프렌 글·테레사 아로요 코르코바도 그림/이슬아 옮김, 여유당, 2023.1.25.



잎샘바람이 제법 간다. 푸릇푸릇 올라오던 풀싹이며 꽃눈이 옹크린다. 뒤꼍 멧개구리가 우렁차게 운다. 봄이면 새삼스레 누리는 개구리 노랫소리. 지난날에는 누구나 보금자리랑 마을에서 갖은 노래를 누렸고, 철갈이를 느꼈고, 새롭게 지을 살림길을 헤아렸다. 그런데 해날(일요일)조차 ‘산불예방 마을알림’을 다섯 벌이나 쩌렁쩌렁 틀어댄다. 이런 마을알림을 펴는 벼슬꾼(공무원) 얼굴을 본 일이 없다. 그들은 날마다 마을알림을 왜 틀어댈까? 시끌소리를 틀어대고서 ‘일했다’고 여기려나? 그들 스스로 마을에서 안 사니까 이런 짓을 하겠지. ‘공단 벼슬꾼’도, 시골 군수·실과장도 쳐내야 한다. 전남 고흥은, 고흥에서 안 살며 광주·순천에서 부릉부릉 오가는 놈이 수두룩하다. 《나무와 새》를 되새긴다. 서울(도시) 어린이한테 이바지할 그림책일 텐데, 이제는 서울 어린이보다 시골 어린이하고 어른한테 이바지하는 그림책이 태어나기를 빈다. 참말로 시골사람은 숲책(환경책)도 그림책도 안 본다. 아니, 시골사람은 책을 아예 안 본다고 할 만하다. 책이 실마리는 아니되, 책조차 안 읽고서 대학생·지식인·공무원이 되면 그들이 할 짓은 너무 뻔하잖은가? 아무튼 우리말은 ‘나뭇가지’이다. ‘나무의 가지’라는 말은 없다.


#Larbreetloiseau #MaylisDaufresne #TeresaArroyoCorcobado


나무의 가지에 살포시 앉았어요

→ 나뭇가지에 살포시 앉았어요


제비는 이번 여름을 나고 있는 농장에 대해 들려주었어요

→ 제비는 이 여름을 나는 숲밭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 제비는 올여름을 나는 들밭을 이야기했어요


널 만난 건 정말 행운이야

→ 널 만나 참말 좋아

→ 널 만나서 참 즐거워

→ 널 만나 참으로 반가워


자신의 몸에 둥지 튼 것을 알게 되었어요

→ 제 몸에 둥지를 튼 줄 알았어요


따스한 햇살이 나무들을 어루만져 주어요

→ 따스한 볕이 나무를 어루만져 주어요

→ 해님이 나무를 따스히 어루만져요


온갖 새들이 날아와 나무의 가지 위에서 쉬었다 가요

→ 온갖 새가 날아와 나뭇가지에서 쉬었다 가요

→ 온갖 새가 날아와 나뭇가지에 앉아서 쉬어요


나무는 새들의 노래를 들으며 세상을 그려 보지요

→ 나무는 새노래를 들으며 온누리를 그려 보지요

→ 나무는 멧새노래를 들으며 둘레를 그려 보지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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