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꾸미려면 꿈이려면 2023.1.1.해.



꿈이려면 미움도 두려움도 걱정도 시샘도 멍울도 아픔도 없어. 꿈이 아닌, 꾸미려 하면, 미움도 두려움도 걱정도 시샘도 멍울도 아픔도 골고루 있어. 꿈이려면 오직 하나를 본단다. 꿈이 아닌, 꾸미려 하면, 여기도 기웃 저기도 기웃 오락가락 헤매다가 늘 쳇바퀴를 돌면서 어느 자리에 고이거나 멈춘 채 앞으로도 옆으로도 뒤로도 못 가. 꿈이려면 어디를 가든 둘레를 넉넉히 보고 누리면서 네 갈 길에 고르게 서지. 꿈이 아닌, 꾸미려 하면, 네 갈 길을 잊거나 놓친 채 둘레를 구경하느라 바빠서 그만 넋을 잃고는 길까지 잃지. 꿈이려면 마음 가득 즐겁게 생각씨앗을 심으니, 네가 스스로 하루를 짓고 언제나 넉넉하면서 홀가분히 걷는 몸짓이 춤사위로 빛나니 노래가 가득하단다. 꿈이 아닌, 꾸미려 하면, 한 발 내딛기도 벅차고 한 걸음 뗄 적마다 무겁고, 온하루가 가시밭길이나 자갈길이라 여기면서 고단하니 지치지. 네가 무엇을 하든 힘들거나 아프거나 지치면 ‘꿈’이 아닌 ‘수렁·굴레·벼랑·쳇바퀴’라는 뜻이야. 얼른 이 수렁·굴레·벼랑·쳇바퀴를 너 스스로 내려놓으렴. 네가 언제나 하루를 꿈길로 여기고 가꾸면서 걸어갈 적에는 새롭게 노래가 흐르면서 웃을 테지. 오늘 보내는 하루에 이야기꽃이 가득하니? 오늘 맞이한 하루가 반가워서 웃음이 터져나오니? 심심하거나 따분해서 뭔가 다르다 싶은 것을 찾니? 네 마음을 보렴. 거울이 아닌 네 숨결마다 감도는 네 마음을 스스로 보아야 꿈씨가 자란단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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