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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진 10
마키무라 사토루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꽃/숲노래 만화책 2023.3.16.
만화책시렁 524
《이매진 10》
마키무라 사토루
서미경 옮김
서울문화사
2002.6.10.
사랑이란 무엇인가 하고 돌아보노라면, 몸을 쓰다듬거나 어루만지는 길하고는 동떨어지게 마련입니다. 사랑은 ‘몸’이 아닌 ‘마음’을 바라보는 길이거든요. 그러나 둘레 거의 모든 글(문학)이나 그림(영상)은, 사랑을 마음이 아닌 몸하고 얽힌 결로만 나타내곤 합니다. 《이매진》도 처음부터 끝까지 ‘몸’을 어루만지거나 쓰다듬는 줄거리가 꽤 나와서 ‘제발 이런 모습은 안 그리면 안 되나?’ 하고 자꾸자꾸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림꽃님이 ‘몸짓’을 그려내지 않으면 못 알아볼 사람이 수두룩하리라 봅니다. 어루만짐이나 쓰다듬이 아닌, 마음보기로 사랑을 그릴 적에 얼마나 알아보는가요? 안거나 품는 몸짓이 아닌, 안거나 품는 마음빛을 얼마나 느끼는가요? 사랑을 알려면 ‘그려’야 합니다. 사랑을 알고 싶으면 ‘그만 만져’야 합니다. 사랑을 하려면 ‘그릴’ 노릇입니다. 사랑을 하고 싶으면 ‘그만 쳐다볼’ 노릇입니다. 오늘날 숱한 사람들은 사랑하고 동떨어진 살섞기가 마치 사랑인 줄 잘못 압니다. 한자말로 하자면 ‘착각’이지요. 사랑은 살섞기일 수 없습니다. 살섞기는 그저 ‘살섞기’입니다. 사랑을 알고 싶거나 하고 싶으면, 먼저 크게 앓아누울 일이요, 앓아누워 꼼짝을 못 하다 보면, 천천히 눈뜰 만합니다.
ㅅㄴㄹ
“내가 너무 불완전하고 허점투성이라서 타나카 님한테 채워 달라고 모든 체중을 맡겨버리면 그건 연애가 아니라 어린애와 보호자 관계가 되는 거야.” (42쪽)
“어떤 걸 좋아하느냐는 영혼의 문제라구! 중요하잖아? 그렇게 생각 안 해요? 그런 것도 모르면서 ‘그이랑 잘 안 된다’고 친구한테 푸념을 늘어놓으면 번지수가 틀린 거야.” (123쪽)
“회사 일 말고 자기 세계를 갖는 게 좋아. 회사는 우리가 어떻게 된다고 도와주지 않아. 좋아하는 영화를 보는 게 개인적으론 훨씬 영양가 있는 투자야.” (149쪽)
#まきむらさとる #イマジン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