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개구리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4
맥스 벨트하우스 지음,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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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3.8.

그림책시렁 1088


《사랑에 빠진 개구리》

 맥스 벨트하우스

 이명희 옮김

 마루벌

 1995.9.30.



  사랑이라면 까닭을 안 묻습니다. 까닭을 묻는다면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에는 아무런 까닭이 없습니다. 사랑이기에 오롯이 빛나고, 이 사랑빛은 스스로 살리는 숨결이면서, 둘레를 따스하게 적시고 시원하게 틔워 새롭게 나아가는 기운으로 흐릅니다. ‘좋아함’이라는 까닭을 묻습니다. 좋아하기에 까닭을 묻고, 왜 마음에 드는가를 밝힙니다. 좋아하거나 안 좋아하는 까닭이 있게 마련입니다. 무엇을 좋아하다 보면 무엇을 안 좋아할 수밖에 없고, 무엇을 안 좋아하니 다른 무엇을 좋아하는 수렁이나 쳇바퀴에 잠겨요.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들은 어느새 ‘가름·나눔’을 합니다. 좋아하기에 좋아하는 쪽에 더 ‘나누어 주고 싶’고, 안 좋아하기에 안 좋아하는 쪽을 더 ‘갈라서 가로막으려’고 합니다. 《사랑에 빠진 개구리》에는 여러 아이들이 나오는데, 이 가운데 개구리하고 오리는 서로 남다릅니다. 둘은 한참 망설입니다. 둘이 속으로 어떤 마음이자 숨결인가 하고 끝없이 돌아봅니다. 그저 ‘좋아함·마음끌림’인지, ‘가없고 티없이 따스하게 품으면서 시원하게 틔우는 새로운 길인 사랑’인지 자꾸자꾸 헤아려요. 한글판 그림책은 “사랑에 빠진 개구리”라 옮겼으나, 사랑에는 ‘빠질’ 수 없어요. 사랑은 그저 사랑입니다.


#막스벨튀이스 #맥스벨트하우스 #사랑에빠진개구리

#FrogandDuck  #MaxVelthuijs


《Frog and Duck》(Max Velthuijs, Andersen Press, 1989.)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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