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2.14.
《샹피뇽의 마녀 2》
히구치 타치바나 글·그림/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22.4.15.
구름이 없지만 안 맑은 하늘이네. 뿌옇게 먼지띠가 덮는다. 시골이 이만큼 덮는다면 서울은 얼마나 뿌옇게 어지러울까. 돌림앓이가 온누리를 휘감을 즈음 하늘나루가 거의 닫으면서 하늘빛이 파랗게 돌아오고, 뱃길도 꽤 멈추면서 바다빛이 파랗게 반짝였다면, 이제 하늘도 바다도 들숲도 다시 뿌옇고 매캐하다. 아니, 그동안 쇳덩이(자동차)가 부쩍 늘면서 길은 더 막히고 어지럽다고 여길 만하다. 쇳덩이를 타고다니기에 나쁠 일은 없다. 쇳덩이가 뭔지 읽으려 하지 않으니 늘 스스로 좀먹을 뿐이다. 먼지를 가라앉히거나 달랠 풀꽃나무를 돌보려 하지 않으면 어찌 될는지 생각하는 일꾼이나 글꾼은 어디 있을까. 배움터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고, 어른 자리에 있는 사람은 무슨 글을 쓰는가. 《샹피뇽의 마녀 2》을 읽고서 석걸음도 읽었다. 앞으로도 꾸준히 지켜보려고 한다. 그림결은 서툴고, 어긋나는 대목도 꽤 보이지만, 줄거리는 잘 잡은 듯싶다. 다만, 부피를 늘리려고 샛길로 빠진다든지 어거지로 자잘한 그림을 집어넣지 않으면 된다. 어린이나 푸름이한테 읽힐 수 있을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끝에서 확 바뀌는 결이 없다면 숲노래 씨 혼자 읽다가 그칠 수 있으리라. 풀꽃이 궁금하면 풀꽃한테 물어보면 모든 수수께끼를 누구나 푼다.
#シャンピニオンの魔女 #樋口橘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