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권력 - 자본, 그들은 어떻게 역사를 소유해왔는가 제1권력 1
히로세 다카시 지음, 이규원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책읽기 2023.3.1.

인문책시렁 288


《제1권력》

 히로세 다카시

 이규원 옮김

 프로메테우스출판사

 2010.3.20.



  《제1권력》(히로세 다카시/이규원 옮김, 프로메테우스출판사, 2010)은 글쓴이가 앞서 선보인 《누가 존 웨인을 죽였는가》를 가다듬고 보탠 판입니다. ‘자본 그들은 어떻게 역사를 소유해 왔는가’처럼 작은이름을 붙인 이 꾸러미는 숱한 말썽과 말밥이 어떤 뒷낯으로 하나하나 생겨났나 하고 짚습니다. 우리나라가 겪은 사슬판(일제강점기·식민지)뿐 아니라 한겨레싸움(한국전쟁)에도 깊이 발을 담근 그들(권력자)은 독일 나치하고도 얽혔다지요.


  2022년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 쳐들어갑니다. 러시아는 2022년에 앞서도 쳐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도 푸른별 여러 나라로 몰래 쳐들어가기 일쑤였고, 숱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한싸움(민족분쟁)에도 깊이 얽혔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이쪽하고 저쪽이 엇갈려 미워하면서 싸우는 얼개이지만, 뒷낯을 보면 ‘그들 한놈’이 슬그머니 두 일터(회사)로 갈라서 이쪽하고 저쪽에 조금 다른 총칼(전쟁무기)을 팔아먹은 발자취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총칼은 돈이 쏟아지는 장사판일 뿐 아니라, 사람들을 눈먼 꼭두각시로 부리기에 가장 나은 연모로, 새뜸(언론)을 거머쥐고 글(책·학교·문화)에다가 그림(영상·영화·텔레비전·인터넷)까지 나란히 거머쥐면서 흔드는 밑동이곤 합니다.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시키지 말 여러 가지 가운데 하나는 ‘토론’입니다. 그러나 여태까지도 이 나라는 그들(권력자)이 시키는 대로 배움터에서 ‘토론’을 함부로 합니다. 그들은 이 ‘토론’으로 틀(법)을 세우고, 틀터(법정)를 깔아서 사람들을 싸움밭(법정 소송)으로 몰아넣어요.


  왜 토론이 우리 머리를 좀먹고 우리 마음을 갉아먹는 끔찍한 짓일까요? ‘토론 = 말다툼·말싸움’이거든요. ‘토론 = 내가 옳으냐 네가 옳으냐 하고 가리려고 말로 싸우는 짓’입니다. 토론을 하면 할수록 삶터는 둘로 갈리기 좋습니다. 지난날 ‘백분토론’이나 ‘끝장토론’ 같은 자리가 판쳤는데, 끝까지 싸우면서 서로 갈라치기를 하는 미움을 씨앗으로 심어서 ‘총칼(전쟁무기)’로 윽박지르는 장사판이 나쁘지 않으면서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막는 길’인 듯 길들이는 얼개입니다.


  토론을 하지 말아야 한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바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할 일이란 이야기예요. ‘이야기 = 잇는 말 = 주고받는 말’입니다. 한쪽이 이기거나 지는 일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왜냐하면, 이야기는 모든 사람이 다 마음을 털어놓는 말을 나누면서 서로 새롭게 나아갈 살림길을 사랑으로 찾아나서려는 삶빛이거든요.


  우리가 이야기를 할 적에는 싸울 일이 없이 새길(대안)만 주고받습니다. 우리가 이야기를 안 하고 토론만 할 적에는 ‘내가 말하는 대로만 해야 좋고 옳다’는 뜻을 서로 밀어붙이느라 아무 일을 못 합니다. 잘 봐요. 미국도 우리나라도 거의 ‘두 무리(양당 체제)’입니다. 두 무리는 언뜻 ‘진보·보수’나 ‘왼·오른’인 척하지만, 두 무리는 밑바탕이 똑같습니다. 두 무리는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닐 뿐 아니라, 왼쪽도 오른쪽도 아닙니다. 그들은 ‘전라도당·경상도당’처럼 얼핏 나뉜 듯 내세우지만, 허울만 ‘전라도·경상도’로 나눌 뿐, 속으로는 ‘돈바치(매판 자본·재벌)’이거나 ‘돈바치에 줄을 대는 장사꾼’입니다.


  우리나라는 남녘·북녘으로 갈렸는데, 둘은 ‘민주주의·공산주의’가 아닌 ‘허울을 내세운 군사독재권력자본’일 뿐입니다. 북녘만 허구헌날 꽝꽝 쏘아대지 않아요. 남녘도 시골이나 멧골에 처박아 놓은 싸움판(군대)에서 끝없이 꽝꽝 쏘아댑니다. 우리나라 새뜸(언론)이 군사훈련이나 무기실험을 하나도 안 다루니, 서울사람(도시민)만 모를 뿐입니다. ‘군산복합체’는 옛말이 아닌, 오늘도 버젓이 남북녘 두 나라를 휩쓰는 이름입니다. 이 군산복합체는 ‘허울만 양당정치’로 감추어 ‘독점자본’으로 휘감아 놓습니다. 군산복합체가 하는 짓 가운데 하나는 미리맞기(백신)와 ‘병의학커넥션’이고, 우리는 지난 몇 해 사이에 ‘코로나팬데믹’이라는 ‘집단사기극’ 한복판을 가로질렀습니다.


  민낯을 보려 하지 않으면 그들이 시키는 대로 늘 허수아비에 꼭두각시인 하루입니다. 민낯을 보며 스스로 ‘이야기’를 하고, 아이들한테 ‘이야기’를 물려주려는 오늘을 지어야, 비로소 모든 부스러기를 걷어내어 ‘제1권력’도 ‘제2권력’도 아닌 ‘숲빛 어깨동무’라는 새길을 사랑으로 누구나 스스로 짓습니다.


ㅅㄴㄹ


나치스당이 창설된 것은 1919년 1월 5일이다. 그런데 그 전달인 1918년 12월에 록펠러재단 이사장의 동생 앨런 W.덜레스가 미국 정부 대표단의 일원으로 독일을 방문한다. (86쪽)


에디슨연구소는 영화계에서 추방된 보상으로 모처럼만에 모건에게서 새로운 직무를 부여받고 군함용 전화, 대포의 조준과 발사 장치, 연막용 발연통 등을 잇달아 개발하여 듀폰과 호흡을 맞추며 살인 병기의 발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118쪽)


결국 이런 식으로 텔레비전을 통한 대중 조작이 시작되고 있었다. 또 스폰서가 되어 돈을 내면 그 보답으로 상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렸는데, 1950년대에 전성기를 구가한 경품 제공 퀴즈 프로그램은 해당 제품의 판매를 배증시키는 효과를 톡톡히 가져다주었다. (279쪽)


(태평양)전쟁 전과 전쟁중,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에도 (식민지)한반도의 독점지배 회사나 마찬가지였던 동양척식주식회사의 재산 관리 회사는 어디였을까? 놀랍게도 그것은 모건의 내셔널시티은행이었다. 전쟁중에 ‘추축국’ 일본의 기업을 ‘연합국’인 미국의 은행이 지배할 수 있었다는 이 기이하기 짝이 없는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있는 길은 바젤클럽 말고는 달리 없다. (288쪽)


그들은 한국 대통령인 이승만에게 100만 달러를 주고 이권을 자유롭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다만 그들이 우려한 것은 군수 경기가 침체하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다. (290쪽)


조심해야 한다. 오늘날까지 우리는 민주당 대 공화당이라는 도식 속에서 매파 대 비둘기파라는 이미지를 세뇌받아 가당치 않은 실수를 범해 왔기 때문이다. 한꺼풀 벗겨 보면 민주당과 공화당 뒤에는 그들 모두를 지배하는 모건과 록펠러가 숨어 있고, 각료 자리도 살펴보면 전부 저들의 수족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343쪽)


석유파동의 발단이 된 4차 중동전쟁은 모건-록펠러연합이 미국 국내에서 유대계 재벌을 조종하여 아랍 민중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가 발발하게 한 인공 전쟁이었다. 그러고 보면 전쟁으 늘 인공적이다. (39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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