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아이 1 - 코믹스
쿠보타 와타루 지음, 신카이 마코토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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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3.2.26.

만화책시렁 467


《날씨의 아이 1》

 신카이 마코토 글

 쿠보타 와타루 그림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5.20.



  해맑은 날씨를 바란다면 비오는 하루를 반길 노릇입니다. 비가 말끔히 씻는 날씨를 바란다면 햇볕이 후끈후끈 온누리를 어루만지는 하루를 기뻐할 노릇입니다. 해바람비가 어우러지기에 맑게 빛나는 하늘입니다. 비바람해가 나란하기에 밝고 푸르게 풀꽃나무가 물결치면서, 사람은 이 땅에서 즐거이 삶을 짓습니다. 《날씨의 아이》는 비가 그치지 않는 서울(도쿄)에서 한동안 비를 그칠 수 있는 빛힘을 문득 얻은 아이가 마주하는 길을 들려주는 듯싶습니다. 그런데 줄거리도 이야기도 너무 ‘서울에 갇혔’습니다. 서울(도시·도쿄)는 몇 해 동안 비가 내려도 멀쩡할 수 있을까요? 비가 멎지 않는데 나무가 서거나 풀이 돋을 수 있을까요? 비가 그치지 않는데 꽃이 피거나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요? 터무니없는 일입니다. 해만 쨍쨍 나도 풀꽃나무뿐 아니라 사람도 몽땅 죽습니다. 비만 내내 내려도 모든 목숨은 다 녹아서 죽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서울을 보면 해도 비도 바람도 아예 살피지조차 않습니다. 들숲바다를 멀리한 터라, 해바람비가 어떻게 어우러져야 하는가를 말하지 않고 배우지 않아요. 해바람비를 보아야 삶이고, 해바람비를 잊기에 죽음입니다.


ㅅㄴㄹ


“이건 그냥 고맙게 받아둬요. 나 왠지 알 거 같아요. 그만 한 돈을 주고 싶어질 만큼 멋진 날씨니까.” (102∼103쪽)


“뭐, 자연의 감옥이라고 하면 로맨틱할지도 모르지. 똑같이 답답해도, 도쿄도 익숙해지면 결국 회색 감옥이니까. 너는 그 좁고 아름다운 감옥에서 태어난 모양인데, 그 편이 의외로 나을지도 몰라.” (12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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