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넋

책하루, 책과 사귀다 166 읽는 눈길



  살아온 숨결대로 읽고, 살아가려는 숨빛대로 읽습니다. 이제껏 살아온 걸음을 돌아보면서 읽고, 앞으로 살아갈 걸음을 헤아리면서 읽습니다. ‘꾼글(전문가 비평)’은 거의 ‘이웃나라 눈길(서양 이론)’에 맞추어 재거나 따집니다. 꾼글에는 “읽는 눈길”이 없다시피 합니다. 모든 사람은 삶이 다르고 살림이 새롭게 마련이지만, 꾼글에는 꾼 스스로 다르면서 새롭게 살아가거나 살림하는 마음이 흐르지 않더군요.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라면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 눈”으로 읽고 쓰고 말하면 됩니다. 아이는 없이 즐거이 살아가는 어른이라면 “아이 없이 즐거이 사는 어른 눈”으로 읽고 쓰고 말하면 돼요. 서울에서는 서울 눈길로, 시골에서는 시골 눈길로 읽을 노릇입니다. 인천은 인천 눈길로, 대전은 대전 눈길로 읽으면 넉넉해요. “내 마음대로 읽으면 안 되지 않나요?” 하고 걱정하는 분이 참 많습니다만, “저마다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즐겁게 읽을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내 마음대로”가 아닌 “사랑이라는 내 마음으로” 읽습니다. “그냥 내 멋대로”가 아닌 “즐겁게 사랑하는 내 멋으로” 읽어요. 아이는 읽고, 어른은 어른으로서, 어버이는 어버이로서 읽습니다. 우리는 우리 눈빛을 밝힐 적에 스스로 눈부십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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