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넋 / 숲노래 우리말 2023.2.17.
오늘말. 흥흥
뿔이 난 사람을 달래려고 용을 써도 발칵 일어나는 마음을 다스리기는 어렵습니다. 뿔이든 부아이든 둘레에서 토닥일 수 없거든요. 뿔이 돋은 사람 스스로 가라앉혀야 하고, 부글부글 끓인 사람 스스로 다독일 노릇입니다. 둘레에서는 그저 펄떡펄떡 뛰는 모습을 가만히 보면서 기다립니다. 쟤는 또 흥흥거리는구나 하는 마음이 아닌, 쟤는 늘 토라지더라 하는 마음도 아닌, 너랑 내가 있는 이곳에는 언제나 햇볕이 드리우고 바람이 흐르고 새랑 풀벌레가 노래를 들려주는구나 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면 되어요. 피땀을 흘리며 이루어도 되고, 천천히 일구어 이루어도 되고, 온힘을 다하여 이루어도 되고, 뼈를 깎으며 이루어도 됩니다. 다만 어떻게 나아가는 삶이든 핏대를 세우기보다는 사랑 한 톨을 마음에 심기를 바라요. 바다에 홀로 떠도 섬이고, 무리를 지어 섬밭을 이루어도 섬입니다. 사람물결로 들끓는 서울에서 살아도 사람이고, 호젓하게 들숲바다를 돌아보면서 살아도 사람입니다. 몽니를 부리는 뜻이 있고, 얹짢게 여기는 뜻이 있고, 투정을 일삼는 뜻이 있어요. 울뚝밸을 잠재우기보다는 잘 불태워 조용하면서 따뜻하게 스며들면 된다고 느껴요.
ㅅㄴㄹ
뿔나다·골나다·부아나다·불나다·터지다·발칵·벌컥·불끈·왈칵·부글부글·바글바글·뾰로통·끓다·들끓다·붓다·펄떡·펄쩍·배아프다·몽니·울뚝밸·핏대 세우다·삐지다·샐쭉거리다·언짢다·흥흥·토라지다·투덜대다·투정 ← 열폭, 열등감 폭발(劣等感 爆發)
애쓰다·힘쓰다·뼈를 깎다·땀노래·땀빼다·땀흘리다·피땀·피나다·마음바치다·몸바치다·온마음·온몸·온힘 ← 각고(刻苦)
떼섬·무리섬·뭇섬·섬·섬밭·여러섬 ← 제도(諸島)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