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27.


《고해정토, 나의 미나마타병》

 이시무레 미치코 글/김경연 옮김, 달팽이출판, 2022.1.18.



날이 풀릴 듯싶으면 바람이 휭휭. 바람이 가라앉을 듯싶으면 어느새 해질녘. ‘돌’하고 얽힌 우리말을 어찌 풀까 이태를 헤맸는데, ‘돈’이라는 낱말부터 풀자고 여기며 실마리를 잡으니 어느새 ‘돌·돌다·돌보다’하고 ‘동·동무·동아리·동강’을 거쳐 ‘돐·돋다·돼지’까지 수수께끼를 풀어낸다. 집에서 글일을 하자면 손이 시리고 얼기에 틈틈이 쉬고서 다시 일한다. 올겨울에 큰고장에서는 도시가스값이 껑충 뛰었다고 말이 많은데, 시골은 진작부터 기름값이 껑충 뛰었다. 생각해 보라. 시골엔 ‘시골가스’가 없다. 나라에서는 ‘에너지 바우처’를 ‘도시가스값 보태기’로 해준다는데, 시골은 아무것도 없다. 나라가 뭘 해줘야 할 까닭은 없다. 그저 온통 ‘서울바라기’로 흐르는 민낯일 뿐이다. 큰고장에서도 가난집 이웃은 도시가스 아닌 기름으로 겨울을 보내는 줄 모르는 벼슬꾼이 수두룩하다. 잿집에 스스로 갇히니 이웃도 풀꽃도 모를밖에. 《고해정토, 나의 미나마타병》을 되읽는다. 《슬픈 미나마타》로 처음 나온 책이다. 아름다운 숲책(환경책)이면서 글꽃(문학)이다. ‘글로 피우는 꽃(문학)’이라면 이만큼 써야 하지 않겠는가. 여태 이 아름책을 알아보는 분은 적으나, 펴내는 눈빛이 있으니, 읽을 손빛도 있기를 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苦海淨土 #わが水また病 #石牟禮道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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