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넋 / 숲노래 우리말 2023.2.15.
오늘말. 꽃자갈길
꽃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리 도드라지지 않더라도 스스로 빛깔있는 하루를 누립니다. 누구는 꽃님은 일찍 간다고, 꽃가싯길이나 꽃자갈길 같다고 말합니다만, 오래오래 살기에 즐겁지 않고, 일찍일찍 눈감기에 안 즐겁지 않아요. 굳이 튀려고 할 마음이 없이 제빛으로 들꽃이 되어 바람을 마시고 햇볕을 쬐고 빗물을 마시는 살림이라면 언제나 마음먹은 대로 아름다이 하루를 짓는다고 느껴요. 이따금 누리책집에서 책을 장만하지만, 마을책집으로 책숲마실을 다니기를 즐깁니다. 마을마다 살포시 깃든 마을책집은 남다르지 않아요. 마을빛을 품는 모습입니다. 커다란 책집은 저마다 돋보이려고 애쓰더군요. 이름난 누리책집도 별쭝스럽게 자랑하려고 들어요. 장사를 하자면 뭔가 달라야 할는지 몰라요. 그렇지만 있는 그대로 수수하게 들꽃빛을 나누는 들꽃책집이 사랑스럽습니다. 책 한 자락에 마음씨앗을 품고서 노느는 고을책집이 반가워요. 제가락이 살그마니 피어나는 작은책집에서 스스로 지은 꿈대로 하루를 되새깁니다. 별빛도 햇빛도 꽃빛도 풀빛도 포근히 마음씨로 담아내어 우리 숨결을 고르게 북돋웁니다.
ㅅㄴㄹ
돋보이다·도드라지다·다르다·남다르다·티나다·튀다·별쭝스럽다·딴판·눈에 띄다·축·씨·가락·결·느낌·모습·빛·빛결·빛깔있다·숨·숨결·숨길·생김새·제가락·제멋·제모습·제빛·제결·제얼굴 ← 특징(特徵), 특징적, 특질, 특질적
꽃가싯길·꽃자갈길·꽃님은 일찍 진다·꽃님은 일찍 간다·꽃빛수렁·일찍 지는 꽃·일찍 시드는 꽃·일찍 가는 꽃 ← 미인박명, 가인박명, 재원박명
-대로·그대로·마음대로·마음처럼·마음먹은 대로·뜻대로·뜻처럼·뜻한 대로
바람대로·꿈대로·생각대로·마음씨·마음씨앗·마음씨알·마음차림 ← 심상사성(心想事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