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넋 / 숲노래 우리말 2023.2.13.

곁말 95 멋빛



  수수하게 쓰는 한 마디로 넉넉하게 마련입니다. 꾸밀 적에는 빛나지 않는 말일 뿐 아니라, 외려 빛이 바래요. 꾸미지 않고 삶을 고스란히 담기에 도리어 빛나는 말이에요. 우리가 쓰는 글은 언제나 말을 담는데, 이 말이란 바로 우리 삶이에요. 삶을 말로 풀어서 나누고, ‘말로 풀어서 나는 삶’을 남기거나 물려주려고 ‘소리를 옮긴 무늬인 글’로 담습니다. “넌 참 멋도 없구나!”라든지 “그대는 참 멋스럽군요!”라 할 적에 ‘멋’은 어떠한 결이나 뜻일까요? 사람들은 멋진 곳을 찾아가서 찰칵찰칵 담습니다. 보기에 좋거나 훌륭하거나 값지다고 할 적에 “아, 멋지네!” 하고 외칩니다. 사로잡기도 하고 끌어당기기도 하고 마음이 쏠리기도 하는 ‘멋’ 한 마디로 여러 삶을 담아낼 만한데, ‘-빛’을 살며시 붙여 봅니다. ‘-꽃’을 넌지시 달아 봅니다. ‘멋빛’을 보이며 한결 돋보이는 이웃이 있어요. ‘멋꽃’처럼 남다르게 눈부신 동무가 있어요. 어느 사람은 ‘멋별’일 테고, 어느 분은 ‘멋씨(멋씨앗)’일 테지요. ‘멋메(멋갓)’라든지 ‘멋바다’가 있으며, ‘멋구름’이나 ‘멋이슬’처럼 새록새록 마음을 실으면서 스스로 반짝일 만합니다. 우리 곁을 우리 손길로 가꾸면 멋은 시나브로 피어납니다.


ㅅㄴㄹ


멋빛 (멋 + 빛) : 멋이 나는 빛. 멋스러운 빛. 반짝이면서 무척 보기 좋은 모습. 반짝이면서 아름답게 보이는 모습. (= 멋꽃. ← 품위, 품격, 매력, 마력, 단정端整, 단아端雅, 미美, 미적美的, 미학美學, 미려, 수려, 유려, 예술, 감성충만感性充滿, 소울풀soulful, 낭만, 로망, 묘妙, 가인佳人, 재자가인, 절세가인, 군계일학, 백미白眉, 백단百端, 예禮, 예법, 예의, 예의범절, 예절, 고품격, 우아, 호사豪奢, 특산, 명물, 하이센스, 추천지, 관광명소, 유명장소, 명소, 핫플, 비경秘境, 포토제닉)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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