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한국 현대시 다시 읽기 1
신현림 지음 / 사과꽃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노래책 / 숲노래 시읽기 2023.2.10.

노래책시렁 259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신현림

 사과꽃

 2018.10.30.



  누가 저한테 “지루한 적 없어요?” 하고 물으면 “전 ‘지루’란 한자말을 안 써요. 굳이 쓴다면 우리말 ‘지겹다’나 ‘지긋지긋’일 텐데, 밤에 꿈을 그리면서 몸을 내려놓은 다음에, 새벽에 눈을 번쩍 뜨면서 하루를 그리고 아침을 맞이하고 낮을 누리는 동안에 스스로 지을 살림길이 가득합니다. 언제나 오늘 하루 여기에 있는 나를 바라보고, 곁에 있는 아이들하고 곁님을 돌아봐요. 우리가 사랑하는 보금자리를 생각하지요.” 하고 대꾸합니다.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는 1994년에 처음 나왔고, 2018년에 새로 나옵니다. 옛판을 예전에 읽을 적에는 1994년 그무렵 이 나라가 지겹거나 지긋지긋하다고 여길 수 있겠다고도 느끼지만, 2018년 즈음을 헤아린다면 노래님 스스로 여태 제자리걸음이나 쳇바퀴질을 했구나 하고 느낍니다. 지겨운 나라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서는 서로 싸울 뿐입니다. 얼핏 지겨운 나라인 줄 느꼈으면 서울을 떠나 숲으로 가서 맨발에 맨몸으로 풀밭에 덩그러니 누우면 돼요. 한참 숲빛을 맞아들인 뒤에 시골서 조그맣게 보금자리를 일구어 나무씨 한 톨을 심으면 즐겁습니다. 나무가 자라는 길을 지켜보기에 마음 가득 사랑이 샘솟습니다. 날마다 새로 노래하면 말넋삶이 새노래로 깨어납니다.


ㅅㄴㄹ


집과 애인, 태양을 비축하지 못한 나는 / 모든 걸 놓친 것은 아닌가 왠지 억울하고 / 잘못 살았다는 생각이 들면 당신은 어찌 이기는가 /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묻지 않고 / 나이로 강박의 그늘을 넓히지 않고 (지금 필요한 것/48쪽)


우리는 언제나 불완전하고 에고가 강했기에 / 자주 다툼을 격발시켰고 괴로움의 끝장을 보며 / 애정을 절절히 느끼기까지 / 얼마나 무서운 육박전을 치러야 했던가 (철로가의 집 한 채/107쪽)


cafe.naver.com/hbooks/6919

 세계사(1994.6.1.)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