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돌라먹기 2023.2.2.불.



‘먹기(먹는 일)’는 나쁜 일이 아니야. 그럼 좋은 일일까? 어떻게 보니? 네가 받아들이든 안 받아들이든 ‘먹기’는 나쁘지도 좋지도 않아. 그저 하나는 가만히 보고 생각하기를 바라. “먹기 때문에 똥을 눈다”고 말이야. 그런데 ‘좋은밥’을 먹기에 ‘좋은똥’을 눌까? 누구는 좋은밥 먹고서 좋은똥 누겠지. 그렇지만 좋은밥 잔뜩 먹지만 늘 나쁜똥이나 더럼똥이나 미친똥을 누기 일쑤이더구나. 왜 좋은밥을 먹으면서도 더럼똥·미친똥에 나쁜똥일까? 까닭은 아주 쉽게 찾지. ‘좋거나 나쁨’으로 가르는 마음이 무척 커. ‘좋음’을 찾다 보면, “내가 하면 좋고, 네가 하면 나빠” 하고 가른단다. 네가 아무리 ‘좋은밥’ 먹으면서 ‘좋은일’을 하더라도, 너를 뺀 남은 ‘나쁜밥’을 먹으면서 ‘나쁜일’을 한다고 여기거나 자르니, 바로 너부터 나쁜똥·더럼똥·미친똥을 누지. 스스로 마음을 ‘착하고·참하고·곱게’ 다스리지 않으면 어느 밥을 먹든 나쁜똥·더럼똥·미친똥을 눈단다. 네가 스스로 늘 ‘착하고·참하고·곱게’ 마음을 다스리고 말을 다독이고 숨빛을 달랠 적에는 네가 늘 ‘나쁜밥’을 먹더라도, 네 입에 들어가는 바로 그때부터 ‘좋은밥 아닌 사랑밥’으로 바꾸어낸단다. 누가 너한테 ‘죽음밥(독약)’을 먹이더라도 네가 그들을 “미워하거나 좋아하거나 잘못을 봐주겠다” 같은 덜익은 마음이 아닌, “나는 늘 언제 어디에서나 사랑이다. 사랑으로 빛나는 오늘을 산다.” 하는  마음으로 고요하게 웃음짓고 노래하면, 너는 스스로 ‘착하고·참하고·곱게’ 네 숨결을 감싸면서 밝힐 테지. 이때에 너는 너 스스로 돌보고 지키고 일으켜세운단다. ‘돌라먹기(커넥션·담합)’가 판치든 말든 네 사랑을 밝혀 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