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넋 / 숲노래 우리말 2023.2.6.

오늘말. 가다


바람이 부는 곳을 보며 제가 있는 자리를 헤아립니다. 때로는 맞바람으로 자전거를 달리고, 때로는 등바람을 받으며 걷습니다. 바람길은 늘 바뀝니다. 바람결대로 휘둘리자면 이리도 못 가고 저리도 못 가요. 이 바람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되 스스로 그리는 마음길을 찬찬히 바라보면서 한 걸음씩 옮깁니다. 혼자 그만 힘쓰고 그늘에 들어오라고 부르는 분들이 있으나 어디에도 휩쓸릴 마음이 없습니다. 무리에 매이면 바람빛을 잊어요. 물결을 타면 별빛을 등지지요. 새치기를 하는 이들은 누가 틈새치기를 하면 탓하더군요. 이녁부터 끼어들며 옥죄인 굴레인 줄 못 느껴요. 우르르 몰려드는 물살은 그저 보내 주기로 해요. 길들이려는 무리한테 손길을 뻗을 까닭이 없어요. 길들이려는 오지랖에 끌려갈 일이 없습니다. 슬그머니 파고들어 흔들려는 그들은 스스로 꿈도 사랑도 하루도 안 그리는 듯해요. 기어드는 그들을 쳐다보기보다는, 천천히 싹트는 우리 마음빛을 바라보려고 합니다. 아침햇살이 부드러이 스밉니다. 저녁별빛이 고즈넉이 번집니다. 억지로 쓰는 힘으로는 아무것도 못 짓습니다. 사랑으로 물드는 마음에 새롭게 퍼지는 맑은 기운입니다. 


ㅅㄴㄹ


가다·미치다·맞다·받다·맞아들이다·받아들이다·배우다·바꾸다·바뀌다·물·물결·물들다·흔하다·힘·심·손·손아귀·손힘·번지다·스미다·잠기다·적시다·절다·절이다·보다·바라보다·쳐다보다·들여다보다·그늘·그림자·오지랖·기운·기어들다·길들다·끼다·끼어들다·끼치다·탓·탓하다·파고들다·퍼뜨리다·퍼지다·끄달리다·끌려가다·끌려다니다·쓸려가다·쓸리다·흔들다·휩싸다·휩싸이다·휩쓸다·휩쓸리다·휘두르다·휘둘리다·휘말다·휘말리다·휘젓다·너울타기·물결타기·새치기·옆치기·틈새치기·밀려들다·밀려오다·밀물·밀물결·매다·매이다·동이다·동여매다·얽매다·얽매이다·옥죄다·옭다·옭매다·옭아매다·옮다·옮기다·바람·바람꽃·보내다·뻗다·뿌리뻗다 ← 영향(影響), 영향권, 영향력, 영향을 받다, 영향을 끼치다, 영향이 미치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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