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넋 2023.1.31.

책하루, 책과 사귀다 164 김연경 남진 사진


2023년 1월 30일, 난데없는 글(신문기사)이 떴습니다. ‘배구선수 김연경’하고 ‘노래하는 남진’ 두 사람이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김기현’하고 꽃다발을 든 채 함께 찰칵 찍은 탓이라는데, 오늘날은 지난날하고 달라 고작 하루가 지나지 않아 민낯이 환하게 드러납니다. 지난날이라면 며칠 아닌 몇 달이나 몇 해 동안 거짓글에 속아 ‘김연경·남진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테지요. 김연경 님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온누리 으뜸별(최고선수)입니다. 누리집(인스타) 벗만 160만이 훌쩍 넘지만, 길에서 문득 스치는 사랑이(팬)가 있어도 기꺼이 찰칵 찍히면서 ‘엄지척’을 해준다고 널리 알려졌습니다. 김연경 님은 지난 스무 해 동안 따로 ‘벼슬길(정치색)’을 밝힌 적이 없이 오롯이 배구만 판 삶입니다. 왼오른이 없이 한길을 파는 사람한테 “이쪽이냐 저쪽이냐 갈라치기”를 하려 든다면, 시커먼 꿍꿍이를 노리는 무리이거나, 시컴둥이한테서 뒷돈을 받은 놈일 테지요. 글꾼(작가)도 읽님(독자)이 책에 손글씨(사인)를 적어 달라면 누구라도 다 적어 주고 함께 찰칵 찍습니다. 읽님이 왼오른이든 따질 일이 없어요. 우리는 모두 다른 숨빛인 사람이거든요. 허울은 눈가림·거짓말로 터지고, 참빛은 살림·나눔으로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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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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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씨는 ‘이름글꾼(유명작가)’은 아니나

책하고 사전을 몇 써낸 사람으로서

숲노래 책과 사전을 사읽은 분이 누구이든

다 손글씨랑 동시를 적어서 건네고

사진도 함께 찍는다.


‘김연경·남진 사진’은

김기현이란 놈팡이가 거짓장난을 친

민낯이 드러나기는 했되,


정치성향이 이러하든 저러하든

어느 쪽을 밀든 말든

그저 ‘다 다른 사람’으로 바라보면서

우리 스스로 ‘다 다른 한길’을

즐겁게 걸어가면서

이 푸른별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에

온마음과 온사랑을 쏟을 노릇 아닐까?


‘다음 사이트 덧글’을 보고서

이렇게 깜깜이가 많나 싶어

조금 놀랐으나

우리 눈높이를 고스란히 드러냈을 뿐이라고

느낀다.


그래도

민낯이 다 드러난 1월 31일 저녁부터는

깜깜이로 김연경 선수를 깎아내리던 덧글이

모조리 사라진 듯싶다.


김연경 선수는

소속구단 흥국생명이 막질을 벌였어도

학교폭력 칼둥이 자매가 막짓을 일삼았어도

모든 민낯이 드러날 때까지

조용히 지켜보고 연습·운동만 하면서

꽃등이라는 자리를 가꾸어 왔다.


2004년부터 2023년 오늘까지

김연경 선수 경기를 거의 다 본 사람으로서

글 한 조각 남긴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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