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넋 / 숲노래 우리말 2023.1.27.

고약말 꾸러미 ― 처녀



[국립국어원 낱말책]

처녀(處女) : 1. 결혼하지 아니한 성년 여자.≒실녀, 처자 2. 남자와 성적 관계가 한 번도 없는 여자 = 숫처녀 3. 일이나 행동을 처음으로 함 4. 아무도 손대지 아니하고 그대로임

처녀작(處女作) : 처음으로 지었거나 발표한 작품

처녀지(處女地) : 1. 사람이 살거나 개간한 일이 없는 땅 2. 학문, 과학, 기술 따위에서 연구·개발되지 않았거나 밝혀지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분야

처녀림(處女林) : 사람이 손을 대지 아니한 자연 그대로의 산림



  예전에는 ‘처녀운전’이나 ‘처녀항해’ 같은 한자말을 쓰던 우리나라입니다. 예전이라 하면, 일본이 총칼로 우리나라로 쳐들어와서 차지하던 무렵부터 2000년에 이르기까지라 하겠습니다. 요새는 ‘초보운전’이란 한자말로 고쳐서 쓰고, ‘첫 항해’처럼 우리말 ‘첫’을 쓰곤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 국립국어원 낱말책을 비롯해 적잖은 어른들은 ‘처녀작·처녀지·처녀림’ 같은 일본 한자말을 그냥 씁니다.


 깨끗하다·맑다·정갈하다·푸르다

 낯설다·없다

 비다·빈자리·빈틈·빈터

 처음·첫걸음·첫벌·첫것

 첫길·첫발·첫천·첫아이·첫차림·첫터


  낱말책 뜻풀이도 고쳐야겠고, 우리말 ‘처음’ 뜻풀이도 손질하고 보태야겠어요. ‘처음·첨·첫’이란 우리말을 알맞게 쓰는 길을 이야기할 노릇이고, ‘깨끗하다’나 ‘푸르다’나 ‘낯설다’나 ‘없다’를 알뜰살뜰 쓰도록 이끌 노릇이에요. ‘푸른숲’이고, ‘첫길’이고, ‘빈터’예요.



[숲노래 낱말책]

처음(첨·첫) : 1. 아직 하거나 이루거나 있거나 다루거나 쓰지 않은 것·길·살림·숨결·일·곳·자리·때. 2. 가장 빠르거나 높거나 낫거나 좋다고 여기거나 보는 때·곳. (먼저·앞·으뜸·꼭두) 3. 아직·여태·이제껏·오늘까지 보거나 만나거나 듣거나 겪지 않은 것·길·살림·숨결·일·곳·자리·때. (모르다·낯설다·없다·비다) 4. 아직·여태·이제껏·오늘까지 만지거나 건드리거나 손대거나 알거나 보거나 찾거나 쓰거나 움직이거나 바꾸지 않아 그대로 있는 것·길·살림·숨결·일·곳·자리·때. 손을 타거나 다치거나 망가진 적이 없고 알려지지 않은 것·길·살림·숨결·일·곳·자리·때. (깨끗하다·맑다·푸르다) 5. 아직·여태·이제껏·오늘까지 나서거나 하거나 쓰거나 짓거나 펴거나 알리지 않았으나, 바로 이제부터·오늘부터·이곳부터 나서거나 하거나 쓰거나 짓거나 펴거나 알리는 것·길·살림·숨결·일·곳·자리·때. (새롭다·첫선·첫발)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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