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오기쿠보 런스루 3
유키 링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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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3.1.26.

만화책시렁 506


《니시오기쿠보 런스루 3》

 유키 링고

 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21.2.15.



  매달아 놓는다고 못 달아나지 않습니다. 마음이 없으면 벌써 달아납니다. 몸을 여기에 붙들어 놓더라도 마음이 없다면 함께하는 삶이 아닙니다. 함께하고 싶다면 마음이 움직일 노릇이고, 마음이 움직이면 몸은 저절로 따릅니다. 왜냐하면, 우리 몸은 우리 마음에 어떤 생각이 흐르는가를 기다리면서 지켜보거든요. 《니시오기쿠보 런스루 3》을 읽으면서 ‘멈춤·고임·달아남·돌아옴’을 비롯해서 ‘첫걸음·새걸음’을 맞물려서 헤아려 봅니다. 솜씨가 있기에 어느 일을 잘 해내지 않습니다. 솜씨가 모자라기에 어느 일을 못 해내지 않아요. 솜씨는 얼마든지 차근차근 키울 수 있습니다만, 마음은 못 키워요. 함께하려는 마음이 없이는 어떤 솜씨이든 제자리걸음이 아닌 뒷걸음이나 옆걸음으로 빠져나갑니다. 하려는 마음이 있기에 넘어지고 자빠지고 부딪히면서 즐거이 배워요. 하려는 마음이 없기에 언뜻 술술 풀리는 듯하지만 이내 지치거나 지겨워서 스스로 떠납니다. 하려는 마음일 적에는 잔소리가 없이 기쁨소리로 받아들입니다. 하려는 마음이 아닐 적에는 기쁨소리를 못 느끼는 채 잔소리로 여겨 귀를 닫고 웅크리기만 합니다.


ㅅㄴㄹ


“아니, 곤란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한다는 말이 그거야? 자기가 못하는 건 생각하지 않고 피해자 코스프레 하지 마. 난 집에 가면 매일 데생을 해. 아무리 졸리고 피곤해도, 연습하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데, 안 그리면 바로 실력이 떨어지니까.” (57쪽)


‘산에 올라도, 거짓말을 해도, 도망을 쳐도, 지금 상황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다들 이렇게 기분전환을 하면서 애쓰고 있는 거구나. 마음속 어딘가에서 능력도 없는 주제에 무슨 기분전환 타령이냐고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8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ゆき林檎 #西荻窪ランスル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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