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헤르만 헤세 지음, 홍경호 옮김 / 종합출판범우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책읽기 2023.1.25.

읽었습니다 208



  어릴 적부터 어쩐지 나비한테 끌렸어요. 돌이란 몸을 입고 태어났어도 나비나 꽃이나 나무를 가까이하니 어릴 적부터 둘레에서 으레 “너 고추 안 달렸니?” 하고 놀립니다. 자라면서, 살아오면서, 두 아이를 낳아 돌보면서, 우리말꽃을 쓰고 엮으면서, 큰고장을 떠나 시골에서 지내면서, 부릉이 없이 걷거나 자전거를 달리면서, 골짜기랑 바다랑 들을 곁에 품는 몸짓으로 하루를 그리면서, ‘나비 한살이’를 멀리한다면, 돌이도 순이도 사람다움을 잊다가 잃겠다고 느낍니다. 《나비》라는 책이 진작에 나온 줄 몰랐습니다. 1989년에 우리말로 나온 책을 2022년에 비로소 만났고, 천천히 읽었습니다. 헤르만 헤세 님은 어릴 적부터 나비를 그렇게 좋아하면서 모았다더군요. 나비를 살피던 분은 애벌라랑 고치를 고스란히 지켜보고 배웠을 테지요. 문득 돌아보면, 우리나라에서 나비나 애벌레나 모기나 사마귀 같은 작은 숨결을 품거나 가까이하며 글살림을 짓는 이는 아주 드문 듯싶습니다.


ㅅㄴㄹ


《나비》(헤르만 헤세 글/홍경호 옮김, 범우사, 1989.12.1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