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 영심이 1 마나문고 전설의 만화 시리즈 33
배금택 지음 / 마나문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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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3.1.23.

만화책시렁 388


《변금련뎐 1》

 배금택

 명문각

 1991.3.20.



  우리나라는 ‘만화책 후려잡기’는 잘 하지만 ‘문학·영화는 팔짱질’도 잘 합니다. 《변금련뎐》에 나오는 줄거리는 ‘문학·영화에서 허벌나게 보는 얼거리’인데, 이런 줄거리를 다루는 ‘문학·영화 나무라기’를 하는 이는 없다시피 합니다. 《변금련뎐》이 들려주는 줄거리는 쉬우면서 어려울 수 있습니다. 미쳐버린 나라에서 마을도 사람도 미치고, 제넋인 사람은 제대로 살아갈 수 없어 마음 깊이 앙갚음을 씨앗으로 품고서 이 하나를 풀어내는 길로 치닫는 굴레입니다. 변금련이 끝내 앙갚음을 다 풀고 나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아쉬움 하나 없이 새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온나라에 감도는 허깨비나 허울을 털어낸 뒤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전쟁 반대 = 평화”이지 않습니다. “전쟁 반대 = 전쟁 생각”입니다. “평화 생각 = 평화”요, “평화로 짓고 평화를 심는 삶 = 평화”입니다. 곰곰이 보면 《변금련뎐》은 몸팔이(인신매매·매춘)를 낳는 미친나라 얼거리를 보여주고, 우리 스스로 이웃하고 등진 창피한 민낯을 밝히고, 겉속이 다른 채 말끔한 시늉을 하는 서울살이를 드러냅니다. 거울(자화상)이에요. 그러나 글·그림·그림꽃 모두 거울만 그려서는 참길이 아닙니다. ‘나’를 보고 ‘내’가 설 곳을 그려야지요.


ㅅㄴㄹ


“어, 어딜 가려고.” “개새끼 잡으러 가요.” “이년아! 이름도 성도 모르는 놈을 어디 가서 잡는다고 가?” (61쪽)


동네 어귀에 들어서자마자 묘한 분위기를 느낀 것 있죠? “수군수군.” “오메오메.” “하니까 다섯 놈이 그랬단 거여?” “하면 완전히 걸레 됐겠네.” “걸레가 뭐여? 거름통이 된 거지.” “에고! 그건 너무 심하요.” “키득키득.” (47쪽)


“긴말 않겠다. 치마 올려.” “아, 안돼요. 그것만은.” “그럼? 그것 말고 네 X한테 뭐가 또 있냐? 난 두번 말 하는 걸 싫어해! 셋만 세겠어.” (10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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