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23.
《나의 외국어, 당신의 모국어》
이보현 글, 소나무, 2022.12.5.
어제 하루는 눈밭. 그렇지만 해가 나면서 다 녹더니, 오늘 하루 새로 눈이 흩날리면서 눈밭을 이룬다. 아침 여덟 시가 조금 지나 면사무소에서 “오늘은 버스가 안 다닌다”고 알린다. 낮도 아닌 아침해만 솟아도 눈이 다 녹는 이 포근한 고장에서 버스가 안 다닌다고? 시골에서 아이가 있는 가난집에 달콤이(케익)를 준다며 아침나절에 면사무소 일꾼이 다녀갔다. 오늘 읍내 우체국을 가려고 했으나, 겨울바람이 매섭게 부는 낮에 자전거를 탄다. 걸을 때보다 조금 빠른 자전거이다. 그런데 낮에 이미 시골버스가 다니네? 면사무소는 왜 ‘시골버스가 다시 다니는’데 마을알림을 안 할까? 벼슬꾼(공무원)이 어쩌겠는가. 저녁을 차려놓고서 등허리를 펴려고 눕는다. 《나의 외국어, 당신의 모국어》를 돌아본다. 우리말은 ‘말’이다. ‘언어·言·語’는 우리말이 아니다. ‘말 = 마 + ㄹ’이고, ‘ㄹ’은 즐거움이나 노래나 물(또는 물 같은) 결을 나타낼 적에 붙이는 받침이다. “마음을 노래처럼 담”는 ‘말’인 줄 삶에서 배울 수 있다면, ‘우리말 아닌 이웃말’은 이웃살림을 마주하고 이웃사람을 사귀려는 자리에서 주고받는 ‘마음’인 줄 누구나 알아차리겠지. 마음을 닦으려면 글이 아닌 말을 익히고, 살림을 보며, 숲을 품을 일이다.
조금 보태면, ‘말씀(말쌈)’은 ‘말 + 암(알)/속’이요, “말에 담는 씨알(씨앗)/속알”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