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 숲노래 우리말 2023.1.17.

오늘말. 우격다짐


숲이 우거진 고장에서 나고자란 사람은 어릴 적부터 푸른바람을 실컷 누렸겠구나 하고 여기던 어린날입니다. 저는 시골 아닌 큰고장에서 태어난 터라, 큰숲도 작은숲도 못 보며 살았어요. 사납고 매캐하게 흐르는 먼지구름을 느꼈고, 멋대로 내뿜고 마구잡이로 내버리는 쓰레물을 으레 보았어요. 이러다가 바다하고 갯벌을 처음 보면서 ‘다른 터전이 있구나?’ 하고 깨달았고, 제아무리 큰고장이라 하더라도 조금만 벗어나면 너른숲이 있고, 온누리는 먼지고장보다는 멧숲이 아름드리로 훨씬 드넓은 줄 알아챘습니다. 한숲이 있기에 서울이며 큰고장이 있어요. 비록 거의 모두라 할 사람들이 서울에서 어우러지고, ‘서울에 있는’ 이름을 얻으려고 애쓰지만, 오히려 시골바람을 부르고 숲빛을 얘기하면서 살림을 짓는 하루를 꾸려 보자고 꿈꾸었어요. 잿빛으로 가득한 서울이 클수록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는 말과 삶과 일이 늘어납니다. 풀꽃나무를 곁에 두거나 품는 사람이 하나둘 나타난다면 힘으로 하지 않고 사랑으로 엮는 숨결을 씨앗으로 심을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숲·수풀·너른숲·멧숲·아름숲·아름드리숲·큰숲·한숲·푸른숲·풀빛숲 ← 삼림


곁이름·덧이름·두루이름·딴이름·따로 부르다·또이름·텃이름·이름·이른바·이를테면·이르다·하다·말하다·가리키다·나타내다·부르다·묶다·뭉뚱그리다·아우르다·어우르다·엮다·얘기하다·이야기하다·통틀다 ← 속칭(俗稱)


밀차·땅차·거칠다·사납다·우격다짐·마구·마구잡이·막하다·밀다·밀어대다·밀어붙이다·아무렇게나·함부로·멋대로·생각없이·힘으로·묻지 마 ← 불도저(bulldozer)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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