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 숲노래 우리말 2023.1.17.
오늘말. 벼락말
힘써 했으나 어딘가 아쉬워서 고칩니다. 애써 했기에 좀 모자라구나 싶어 바로잡습니다. 처음으로 되돌릴 수 있으면 허술한 데를 채울는지 몰라요. 이제부터 추스르면 이렁저렁 돌려놓으면서 번듯하게 가꿀 만하겠지요. 빚을 갚고 설움을 되갚습니다. 텅 빈 자리를 채우고 되채워 보는데, 마음부터 갈무리하지 않는다면 이 삶길은 노상 쓸쓸하리라 느낍니다. 여름도 겨울도 고갯마루를 지나갑니다. 내내 덥지 않고 끝없이 춥지 않습니다. 뜨는 해처럼 저무는 해가 있고, 삶꽃으로 피어나기에 삶멋을 누리면서 새삼스레 아이들한테 물려줍니다. 돌고돌며 살아온 길이란 저마다 스스럼없이 빛나는 고갯길입니다. 뛰어나야 온삶이지 않습니다. 남보다 잘 해내야 온살이라 하지 않아요. 남하고 나를 견주지 않는 마음이기에, 언제나 스스로 사랑으로 마음을 다잡으면서 하루하루 걸어갑니다. 못마땅한 일이 있으면 벼락처럼 목소리를 터뜨려 봐요. 엉뚱한 짓은 고꾸라뜨리고 아름길을 세워요. 누구나 활짝 웃으면서 참다이 어른으로 나아가는 삶일 적에 기쁨을 밝히고 보람을 맺을 테지요. 바람소리를 담아 바람노래로 가다듬습니다. 별빛을 받아 눈빛으로 북돋웁니다.
ㅅㄴㄹ
바로잡다·다잡다·되찾다·찾다·다시찾다·돌려놓다·돌려주다·돌이키다·되돌리다·채우다·되채우다·갚다·되갚다·고치다·추스르다·갈무리 ← 만회(挽回)
고개·고갯길·고갯마루·고개앓이·재·나이·해·해나이·살·살다·살아가다·살아오다·삶길·사는길·삶꽃·삶맛·삶멋·삶소리·살아갈 길·살아온 길·온살림길·온살림빛·온삶·온삶빛·온삶길·온살이·온살이길·온살이빛 ← 향년(享年)
벼락말·벼락글·소리·소리치다·목소리·목청·큰소리·외치다·밝히다·말하다·말·말씀·엎다·뒤엎다·뒤집다·고꾸라뜨리다·거꾸러뜨리다 ← 돌발선언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