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다 해봐 2021.12.9.나무.



네가 싫어하는 마음을 심거나 펴면, 바로 네가 스스로 싫은 기운에 휩싸일 테지. 네가 기뻐하는 마음을 짓거나 나누면, 언제나 너 스스로 기쁨잔치로 하루를 살고. 뿌리거나 심는 대로 거두지. 좋거나 나쁘거나 반갑거나 싫거나 모두 네가 뿌리거나 심는단다. “아, 저런 일은 나쁘잖아! 싫어!” 하고 쳐다볼 적마다 ‘그 나빠서 싫은’ 일을 네 곁으로 끌어들인단다. “아, 이런 일은 멋진걸! 기뻐!” 하고 마주할 적마다 너는 어느새 ‘이 멋지고 기쁜’ 일을 네 둘레에 자라도록 이끌지. 마음을 고르고 곧게 다스리렴. 마음이 햇빛에 별빛을 품도록 놓아 주고 놀면서 날아 보렴. 너는 네 꿈을 그리는 길을 사랑으로 슬기로이 가려고 이 별에 태어났어. 온갖 일을 겪고 하면서 ‘좋고 나쁨’이 아닌, ‘흔들리’지 않고서 ‘춤추’는 물결 같은 마음이 되려고 아기로 새로 태어나서 천천히 자란단다. 무엇이든 밑바닥부터 하나씩 새로 하는 사이에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놀이로 웃고 울려고 하지.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렴. 일어나기도 하고 눕기도 해야겠지? 나쁘거나 싫어서 꺼릴 일은 없어. 너는 언제 어디에서나 ‘네 마음을 곧고 고르며 곱게 보려’고 숱한 일을 생각으로 지어서 맞이한단다. 자, 이제 무엇을 해보겠니? 자, 오늘부터 무슨 일을 누리겠니? 다 해봐. 모두 해보면서 네 눈망울에 꽃을 별빛으로 심어 봐. 뭐, 잘 모르겠으면 바람한테 물어봐. 나무한테도 돌한테도 구름한테도 물어봐. 모두들 네가 마음으로 물어보기를 기다리면서 지켜본단다. 네가 물어보는 말씨 한 톨은 네 보금자리를 푸르게 깨우면서 일으키는 빛물결이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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