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2023.1.12.

오늘말. 숨풀


우리말 ‘아침·저녁’은 때를 가리키면서 끼니를 가리킵니다. 우리말 ‘낮·밤’은 때만 가리킬 뿐 끼니는 안 가리킵니다. 이런 말결을 헤아리면 우리 살림결을 읽을 만해요. 삶빛을 이루는 이름 하나마다 이야기가 스며요. 겨울을 나기에 ‘겨울나기’요, 겨울을 살기에 ‘겨우살이’입니다. 사이에 먹기에 ‘사잇참’이자 ‘새참’이요, 무엇을 하다가 쉬는 때를 나타내는 ‘참’을 넣어 ‘낮참’처럼 새말을 지을 만해요. 봄에는 봄을 맞이하려는 봄풀이 돋습니다. 수수하게 ‘봄맞이풀’이라 하고 ‘봄맞이꽃’이라고도 합니다. 숱한 봄풀이나 봄꽃은 봄나물이면서 숨풀이에요. 숨살이풀이라 여길 수 있고, 살림풀이기도 합니다. 얼어붙은 겨울을 녹이는 향긋풀이요, 푸릇푸릇 들숲을 덮으면서 뭇목숨이 빛살을 넉넉히 누리도록 북돋우는 이바지풀입니다. 자그맣지만 고루 덮는 들풀이 밑동을 이루는 들녘입니다. 들꽃 곁에서 푸르게 춤추는 나무입니다. 우리는 풀꽃나무 곁에서 어떤 품새로 살림빛을 밝히려나요. 우리 이름은 꽃빛인가요, 아니면 줄을 내세우는 담벼락인가요. 겨울밤에 빛나는 별도 곱고, 봄밤을 그윽히 밝히는 별도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곁두리·낮밥·낮참·샛밥·새참·사잇참·참 ← 점심(點心), 점심식사, 중식(中食), 런치, 브런치, 중식(中食)


겨울나기·겨우살이·겨울맞이·겨울살림·겨울쉼 ← 월동, 월동준비


결·멋·바탕·밑·밑동·숨·숨결·빛·빛살·고움·아름다움·살림·살림결·살림꽃·살림빛·삶빛·이름·이름씨·이름꽃·이름줄·참·참것·품·품결·품놀림·품값·품새·품빛 ← 품(品), 품질


살림풀·숨풀·숨살이풀·이바지풀·향긋풀 ← 유용식물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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