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1.


《엄마는 텐파리스트 4》

 히가시무라 아키코 글·그림/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4.1.25.



이제 고흥에서도 얼음을 본다. 다른 고장은 진작 얼어붙었을 텐데, 포근고장은 다르지. 겨울에는 이 얼음바람을 물씬 쐬면서 몸을 고이 내려놓거나 꿈길을 간다고 여긴다. 찬바람은 몸을 새롭게 깨운다. 우리를 괴롭히는 칼바람이나 추위가 아닌, 저마다 야무지면서 싱그러이 깨어나도록 북돋우는 겨울바람이지 싶다. 거듭나도록 북돋우는 철이기에 겨울이랄까. 여름날 더위도 매한가지이다. 우리를 들볶는 불바람이나 더위가 아닌, 저마다 넉넉하면서 맑게 피어나도록 북돋우는 여름바람이라고 느낀다. 《엄마는 텐파리스트 4》을 되읽었다. 아이랑 살아가는 나날을 그리는 분이 제법 있는데, 히가시무라 아키코 님처럼 익살스레 담아낸 분은 드물지 싶다. 아니, 익살이라기보다 고단하며 힘들지만 새록새록 즐거운 하루를 그대로 옮겼지 싶다. 더구나 아이가 어느 만큼 자라고 나서는 더는 아이 하루를 그림꽃으로 안 옮긴다고 했으니, 이런 대목도 돋보인다. 이녁은 새내기일 적에는 아버지 이야기로 처음 그림꽃을 담았고, 스스로 살아온 이야기를 그대로 담으면서 눈길을 받았고, 아이를 낳아 새롭게 살림하는 이야기를 담으면서 천천히 눈을 뜨는 길이지 싶다. 꽃길이나 가싯길은 따로 없다. 모두 삶길이자 살림길이면서 사랑길이다.


ㅅㄴㄹ


#東村アキコ #ママはテンパリスト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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