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당신에게 가고 있어요
신혜진 지음 / 필무렵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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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2.25.

그림책시렁 1132


《이렇게, 당신에게 가고 있어요》

 신혜진

 필무렵

 2021.3.20.



  낮에 시골버스를 타고서 읍내로 가려는 길이었는데, 오른무릎을 쿵 찧었어요. 시골버스를 기다리며 하루글을 썼고, 버스에 타고서 마저 써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딴생각에 잠기느라 ‘좁고 디딤턱 높은 시골버스’를 제대로 못 살폈구나 싶습니다. 시골버스가 어떤지 모르는 분이 많겠지요. 서울버스는 디딤턱이 아예 없거나 낮습니다. 드나드는 길도 한결 넓어요. 이와 달리 시골버스는 너무 높고 좁아요. 《이렇게, 당신에게 가고 있어요》는 천천히 달려가듯, 또는 가만히 걸어가듯, 때로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날아가듯 찾아가는 마음을 그림으로 옮깁니다. 그리운 마음을 듬뿍 싣고서 찾아갈 적에는 설레면서 반가운 기운이 흐릅니다. 그리운 곳에 다다르기까지 마주하는 둘레나 마을은 새록새록 빛나는 듯합니다. 그런데 슥슥 스치기만 하기보다는 문득 멈추거나 내려서 더 천천히 뚜벅뚜벅 들로 마을로 숲으로 걸어가 보면 한결 푸르게 눈부신 숨결을 온몸으로 마주할 만하리라 봅니다. 부릉부릉 칙칙폭폭 달리다가 스치는 모습하고, 따로 길이 없는 숲을 한 발짝씩 옮기며 누릴 모습은 그야말로 달라요. 바깥에서만, 먼발치에서만, 지나가는 길에서만 스치면서 보기보다는, 그리운 님하고 손을 잡고 말없이 나무 밑에 서기를 바라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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