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11.


《프레드릭》

 레오 리오니 글·그림/최순희 옮김, 시공주니어, 1999.11.15.



어제 해놓은 빨래를 아침에 내놓는다. 바람은 가벼운 듯하면서도 갑자기 휭 불어 빨랫대를 넘어뜨린다. 빨랫대를 세우고 보면 조용하다. 이러다 휭 불며 또 넘어뜨린다. 개구쟁이 겨울바람이로구나. 일찍 눕는다. 등허리를 말끔히 폈구나 싶을 무렵 눈을 번쩍 뜨니 한밤이다. 1980년에 《잠잠이》란 이름으로 처음 나오고, 얼추 스무 해가 지난 1999년에 《프레드릭》이 나왔다. 우리나라에 그림책다운 그림책이 아주 없다고 할 즈음, 분도출판사는 작고 가벼우며 값싸게 그림책을 꾸준히 내놓아 주었다. 인천에는 ‘성바오로서점’이 있었기에 이 작은 그림책을 ‘안 사더라도 그 책집’에서 구경할 수 있었다. 1980해무렵에 웬만한 마을책집은 ‘서서 읽기만 하고 안 사는 어린 책손’을 되게 싫어했다. 그때 성바오로서점 수녀님은 어린 책손을 곱게 지켜보았다고 느낀다. 다만, 분도출판사도 숱한 우리나라 펴냄터처럼 뒷말이 있다. 그러니 다른 곳에서 《잠잠이》도 여러 그림책도 데려갈 수 있지. 잠을 자는 듯한, 아니 낮잠도 밤잠도 누리면서 꿈빛을 품는 아이는 천천히 하루를 놀면서 마음 가득 사랑을 밝힌다. 아이는 빨리 자라야 하지 않는다. 어른은 빨리 죽어야 하지 않는다. 천천히 느릿느릿 즐겁게 이 삶을 누리면 언제나 사랑이다.


#Fredrick #LeoLionni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