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돼지
고이즈미 요시히로 지음, 김지룡 옮김 / 들녘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2.11.30.

만화책시렁 482


《우리는 모두 돼지》

 고이즈미 요시히로

 김지룡 옮김

 들녘

 2002.5.15.



  돼지를 길잡이로 삼아 이야기를 펴는구나 싶어 《우리는 모두 돼지》를 장만해서 읽었습니다. 이 그림꽃책이 태어난 지 스무 해가 넘어서야 읽은 셈인데, ‘돼지’를 흉내내긴 했되, 그냥 ‘사람’ 이야기요, ‘서울사람(도시인)’ 이야기입니다. 그림님은 ‘사랑’을 다루려 했다고 밝히지만, 찬찬히 읽자니 ‘사랑 아닌 짝짓기’를 다룰 뿐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이란 낱말을 쓰지만, 어느 곳에서도 ‘사랑’이라고 못 느끼겠습니다. 모두 ‘짝’을 찾아나서려는 몸짓이고, ‘짝꿍’한테 안달하는 줄거리입니다. 짝꿍을 찾아나서는 일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습니다. 다만, 스스로 마음 가득 사랑하는 숨결로 피어나지 않은 채 허둥지둥 짝찾기에 나선다면 여기서 채이고 저기서 넘어지면서 아프겠지요. 짝을 찾자면, 짝한테 어울리는 나로 서는 길보다, 스스로 빛나는 홀가분한 눈망울로 거듭날 노릇입니다. 나비로 거듭나고서야 짝찾기를 합니다. 애벌레일 적에는 바지런히 잎을 갉을 노릇이고, 스스로 꿈을 그린 뒤에는 조용히 잠들고서 옛몸을 모두 물로 녹여내어 새몸으로 깨어날 때까지 담금질할 일이에요. 이 길을 천천히 느긋이 아늑히 즐거이 거친다면, 누구나 나비로 피어납니다. 스스로 사랑이어야 짝지도 스스로 사랑입니다.


ㅅㄴㄹ


아이돌 가수인 마리는, 만 명의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단 한 남자의 사랑을 받지 못해, 자살했다. (49쪽)


“한심해. 너를 잘 모르는 상대에게 차였는데 왜 그렇게 슬퍼해?” (10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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