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병동 1
오키타 밧카 지음, 서현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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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11.30.

만화책시렁 483


《이별의 병동 1》

 오키타 밧카

 서현아 옮김

 문학동네

 2021.11.17.



  삶을 마감하는 자리에서 마지막으로 돌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켠에서 보자면 ‘끝자락’이요, 맞은켠에서 보면 ‘끝돌봄’입니다. 끝자락에 선 사람 곁에 찾아오는 사람이 없기 일쑤이고, 끝돌봄을 맡는 사람은 그야말로 마지막길을 지켜보면서 매듭짓는다고 할 만합니다. 《이별의 병동 1》는 날마다 새롭게 헤어지고 또 헤어지고서, ‘다시 헤어질 사람’을 자꾸자꾸 맞아들이는 돌봄일꾼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끝돌봄터(호스피스 병동)에 깃든 사람은 이곳에서 튼튼몸으로 나가는 일이 없다지요. 거의 누워 지내다가 주검이 되어야 나간다고 합니다. 끝돌봄(임종간호)이란 ‘늙음’을 끝으로 보는 길일 수 있으나, 끝이란 꽃이라고 여길 만합니다. 처음부터 피는 꽃이 아닙니다. 아무리 빨리 피는 꽃이라 하더라도 줄기나 가지가 있어야 합니다. 줄기도 가지도 없는 채 꽃이 피지는 않습니다. 일찍 피어 일찍 지는 꽃이 있고, 잎이 숱하게 돋아서 짙푸르도록 꽃망울이 안 맺고서 느즈막이 피는 꽃이 있습니다. ‘끝돌봄’이란 ‘꽃돌봄’이지 싶습니다. 몸을 내려놓고서 이 땅을 떠나기 앞서 ‘씨앗’을 맺으려고 끝길을 걸으니, 이 끝길이란 새로운 꽃길이요, 새로운 꽃길을 마감하는 사람들 곁에서 새살림을 헤아리는 이야기씨앗을 받습니다.


ㅅㄴㄹ


‘그런 내가 죽을 때 누가 지켜봐 줄까? 돌봐주는 가족도 없이 아무도 모르게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리는 걸까? 날 사랑하는 사람이 연명치료를 택해서 조금이라도 오래 살게 될까?’ (24쪽)


‘만약 죽음에 의미가 있다면, 그 사람의 죽음을 통해 누군가는 살아가는 의미를 배우기 때문일 것이다. 설령 거짓이라 해도 거기에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면, 새로운 자신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살아 있는 한.’ (4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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