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1.3.
《비밀의 숲 코끼리 나무》
프레야 블랙우드 그림, 창비, 2022.9.30.
읍내 셈틀집(컴퓨터집)에 찾아간다. 110V를 220V로 바꾸는 코를 여쭈니 철물점에 가면 1000원짜리를 판다고 알려준다. 그렇구나. 알고 보면 무척 쉬운데, 모를 적에는 모르니까 하나하나 물어보면서 길을 찾네. 뜻밖에 볼일이 쉽게 끝난다. 한 시간을 더 기다려 우리 마을 앞을 지나가는 시골버스를 타기보다는 옆마을을 지나가는 시골버스를 바로 탄다. 들길을 한참 걷는다. 시골이어도 읍내는 매캐하고 시끄럽다. 들길에는 아무도 없고 오롯이 바람소리하고 새소리가 감돈다. 《비밀의 숲 코끼리 나무》를 돌아본다. 이 그림책은 워낙 《The Boy and The Elelphant》라는 이름이다. “비밀의 숲”도 “코끼리나무”도 아니다. 한글판으로 옮길 적에 뜬금없이 이름을 바꾸었다. 그림책을 안 사랑하는 마음이기에 그림님 마음을 읽지 않고서 함부로 이름을 바꾼다고 느낀다. “아이와 코끼리”라고 이름을 붙인 뜻을 놓치면, 이 그림책을 읽을 우리 아이들은 줄거리나 이야기를 엉뚱하게 바라볼 수 있다. 풀이름이건 책이름이건 사람이름이건 멋을 부릴 까닭이 없다. 오직 사랑을 담아 기쁘게 붙일 이름일 노릇이다. 온누리 어디에도 “수수께끼 숲”이나 “숨은 숲”은 없다. 오늘날 사람들이 숲이며 시골을 떠나 서울에 스스로 갇혔을 뿐이다.
#TheBoyandTheElelphant #FreyaBlackwood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