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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아틀리에 - 제31회 분카무라 뒤마고 문학상 수상작
호리카와 리마코 지음,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2년 8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2022.11.21.
그림책시렁 1102
《바닷가 아틀리에》
호리카와 리마코
김숙 옮김
북뱅크
2022.8.25.
그림만 잘 그리는 사람보다는, 살림을 짓는 사람이 반갑습니다. 마음을 달래려는 그림보다는, 사랑으로 푸르게 어우러지는 그림이 즐겁습니다. 서울(도시)을 벗어나는 줄거리보다는, 그저 시골에서 숲을 품는 이야기가 사랑스럽습니다. 《바닷가 아틀리에》를 읽으며 ‘서울·시골’ 또는 ‘시골·서울’을 헤아립니다. 한자로 여미는 말은 으레 사내를 앞세웁니다. 이를테면 ‘남녀·부모’라 하지요. 오랜 우리말은 으레 가시내를 앞자락에 놓아요. ‘순이돌이·엄마아빠·어버이’라 합니다. 스스로 수수하게 살림을 짓는 사람들 눈썰미로 바라본다면, ‘시골·서울’처럼 시골을 앞머리에 놓을 적에 알맞으리라 봅니다. 그러니까 시골이라는 터전을 품고 살아가는 마을이 넉넉할 적에 온누리가 즐겁고 아름답습니다. 서울(도시)이 없더라도 시골이 무너질 일은 없으나, 시골이 없으면 서울은 죽음판입니다. 뚝딱터(공장)에서 뭘 뚝딱거리려고 해도 시골에서 거둔 살림이 있어야 합니다. 이웃나라에서 먹을거리를 사오더라도 ‘이웃나라 시골’이 있을 노릇이에요. ‘아틀리에’란 뭘까요? 이 나라 어린이한테 ‘그림집’도 ‘붓집’도 아닌 무엇을 보여줄 마음일까요? 숲빛을 잊고 잃다가 서울살이에 얽매인 붓길은 이제 멈출 때이지 싶어요.
#堀川理万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시골을
놀러가는 곳으로만 여긴다면
이 그림책이 어느 대목에서 어떻게
아쉬운가를 못 느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