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 백
후지모토 타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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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11.20.

만화책시렁 480


《룩 백》

 후지모토 타츠키

 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22.3.25.



  모든 꾸러미(책)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담지 않을 적에는 꾸러미라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안 담기는 글·그림·그림꽃(만화)·빛꽃(사진)은 없습니다. 저마다 다르면서 새롭게 이야기가 흐릅니다. 스스로 짓는 이야기가 흐르기도 하고, 눈치를 보거나 흉내를 낸 이야기가 흐르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스스로 짓는 사람은 처음부터 늘 스스로 새롭게 짓고, 눈치를 보거나 흉내를 내는 사람은 처음부터 언제나 눈치를 보거나 흉내를 내거나 슬그머니 훔칩니다. 스스로 배우기에 스스로 짓는다면, 스스로 안 배우고 베끼기(필사)만 하니 몰래 훔쳐요. 《룩 백》은 두 아이를 둘러싼 발걸음을 들려주면서, 두 아이하고 얽힌 둘레가 어떻게 바뀌는가 하는 발자취를 나란히 선보입니다. 한 아이는 늘 이야기를 스스로 새롭게 짓습니다. 다른 아이는 이야기를 지을 엄두를 못 내지만 붓끝을 갈고닦아 그림결이 빛납니다. 둘은 내내 만날 일 없이 따로 그림길을 가다가, 어느 때부터 한 아이가 “나도 더 잘 그리고 싶다”는 꿈을 키워요. 이야기를 짓지는 못 하고 그림결을 갈고닦던 아이도 “나도 내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는 꿈을 키우면서 바깥(사회)으로 첫발을 내딛는데, 그만 더는 붓을 못 쥔다지요. 삶길이란,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ㅅㄴㄹ


“이제 그림 그리는 건 슬슬 졸업하는 편이 좋아. 후지노 너, 우리랑 놀아 주지도 않고, 같이 있어도 그림 그리느라 얘기도 안 하잖아.” (17쪽)


“집에서 심심해서, 할 일이 없어서 그림을 그렸는데, 꾸준히 그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후지노, 날 방에서 나오게 해 줘서 고마워.” “보답은 10만 엔이면 돼.” “엑?” (63쪽)


“그래도!” “그래도 뭐?” “그림을 더, 잘 그리고 싶은걸.” (7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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