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11.18.

오늘말. 푸새


땅에 뿌리를 내리면서 자라는 남새는 햇볕뿐 아니라 햇빛도 별빛도 받으면서 싱그럽습니다. 사람이 심고 돌보아 거두는 푸새는 사람한테 이바지할 뿐 아니라 새나 애벌레나 풀짐승한테도 이바지합니다. 사람한테만 베푸는 해바람비가 아니에요. 사람 혼자 열매를 다 누리려고 하면 아무래도 얕아요. 이 별에서 함께하는 이웃입니다. 애벌레가 잎을 조금 갉기에 어느새 나비로 깨어나 꽃가루받이를 합니다. 작은 손길을 들여다봐요. 새는 사람한테서 조금 얻어먹기에 곳곳에 나무를 심어 놓습니다. 삶을 이루는 밑동은 얽혀요. 풀벌레는 사람 곁에서도 숲에서도 싱그럽고, 사람은 풀벌레랑 어우러지면서도 스스로도 씩씩합니다. 심는 푸성귀로 푸르게 일렁이는 들살림에는, 따로 심지 않아도 가만히 들어오는 들풀이 같이합니다. 쓸모없는 풀이란 없습니다. 다 다른 자리에서 다 다른 몫으로 땅을 사랑하는 풀입니다. 온갖 풀이 돋는 자국을 찾아보면, 풀마다 어떤 몫을 하려고 자라는가를 알 만해요. 나무 곁에 풀포기가 없으면 나무뿌리가 마르고 힘겹습니다. 사람 사는 마을에 풀포기 자랄 틈이 없으면, 차츰 잿빛으로 물드는 티가 드러나며 메마르고 맙니다.


ㅅㄴㄹ


띠·티·드러나다·나타나다·보이다·밝히다·가리키다·보람·열매·밑·바탕·밑바탕·밑판·밑감·밑동·자국·밑자국·자취·밑자취·말·말씀·종이·이름 ← 중표


같이하다·함께하다·끼다·끼어들다·붙다·나가다·오다·들다·파고들다·더불다·들어가다·들어오다·얽히다·보다·들여다보다·바라보다·찾아보다·쳐다보다·살피다·살펴보다·지켜보다·-로·-으로·손·손길·시시콜콜·오지랖·이래라저래라·이러쿵저러쿵 ← 참여, 참정


남새·푸새·푸성귀·열매·논밭살림·들살림 ← 농작물, 농산물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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